韓-美 쇠고기 ‘정부 보증방식’ 놓고 힘겨루기
당초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쇠고기 추가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떠날 때만 해도 17일 정도면 협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됐으나 협상이 갈수록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추가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은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수출입업체의 자율규제에 대한 정부 보증방식을 놓고 한·미 양국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8일 오전 5시(한국시간)부터 2시간에 걸쳐 미국 측이 제안한 수정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진전을 보지 못하고 협상을 하루 더 연기했다.
김 본부장이 협상 시작 전에 “미국 측이 여러 가지 제안을 해 왔다”고 말해 미국 측이 수정안을 제안했음을 시사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다시 연기됐다는 사실은 수정안이 우리 측 기대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우리 측이 요구하는 안은 미국 농무부가 한국행 쇠고기 수출 작업장에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출이라는 지침서를 내려보내고 연방정부 검역관을 통해 준수 여부를 살핀 뒤 검역관의 확인을 수출검역증명서에 명시하는 ‘수출증명(EV) 프로그램’을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정부 차원의 개입을 꺼리고 있어 수정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미국 수출업체가 30개월 미만 조건의 EV프로그램을 미국 정부에 제출하고 미국 정부는 실제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방식 등이다. 그러나 이 방법도 EV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업체나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출하는 업체에 대한 뚜렷한 단속방법이 없어 실효성은 의문이다.
또 EV프로그램에 대한 의견 접견을 이루더라도 언제까지 운영할 것인지 기간 문제가 과제로 남는다.
우리 측은 미국 측의 사료조치가 시행되는 내년 4월까지 최소한 1년 이상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정부와 육류업계는 4개월(120일)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년 유지기간도 촛불집회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양국의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민간 자율규제를 통해 푼다’는 대원칙을 세워놓고 있어 이날 밤부터 시작되는 재협상의 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새벽 열린 협상이 끝난 뒤 하멜 USTR 부대변인은 회담 분위기가 “썩 괜찮았다”며 “기술적 협의를 더하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협상을 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토니 프라토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추가협상과 관련, “우리는 그들이 양국 모두에 좋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쇠고기 협상과 관련, 양국 장관급 협상 내용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김홍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