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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이름은 어떻게 지을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6.22 22:47

수정 2014.11.07 01:16

‘선박 이름 짓는 것도 규칙이 있다.’

글로벌 선박 경기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신규 선박 발주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해운업계 선주들은 선박을 인도할 때 회사마다 명명식 규칙에 따라 선박 이름을 짓고 있다.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비크조선소의 1호선인 아골리코스호는 그리스의 디오릭스사로 인도된다. 디오릭스사는 전 세계 유명한 ‘반도’ 이름을 선박 이름으로 짓는다.

아골리코스는 그리스 남부에 위치한 반도명이다. 디오릭스사는 예전에 아골리코스호로 명명된 배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기존 배를 처분하면서 이번 신형 선박에 다시 같은 이름을 붙였다.

세계 해운업계 3대 선사인 스위스의 MSC사는 선주의 4대 선조들의 이름을 선박 이름에 사용하고 있다. 4대 선조들의 이름을 쓰다가 그 배가 폐선이 되거나 팔리게 되면 다시 신형 선박 순서에 따라 다시 선조의 이름을 붙이는 식이다.

유럽과 아프리카 정기선을 운항하는 모 유럽 선사의 경우 아프리카 지역의 강, 호수, 바다 이름을 선박에 사용하고 있다.

국내 유수의 해운선사들도 마찬가지다.

한진해운은 자사가 기항하는 전 세계 항구와 도시명을 선박 이름에 쓰고 있다. 가령 로스앤젤레스에 기항하는 경우 ‘한진∼로스앤젤레스’라고 붙이는 식이다.

현대상선은 초창기 1호선부터 23호선까지 컨17호 컨18호, 현대 107호, 현대 108호 등과 같이 번호로 명명했다. 이후 항로가 다양해지고 회사가 비약적으로 커지면서 ‘거대함’ ‘웅장함’ ‘고귀함’ ‘진보’의 의미를 담은 단어들을 명명 기준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 경영이 부각되면서 올해 신규 액화천연가스(LNG)선 이름을 사내 공모를 통해 ‘현대 에코피아’로 결정한 바 있다.

STX팬오션은 벌크선에는 꽃이나 보석 이름을, 컨테이너선에는 기항지의 항구 이름을 적용하는 식으로 선종에 따른 테마식의 명명을 한다.


한진중공업 박규원 사장은 “선박 명명에 일관성 있는 원칙을 갖고 짓는 이유는 고객에 대한 신뢰를 쌓기 위한 배경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