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전자 중부권 IT벨트 구축,‘독주’ 굳힌다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7.02 20:57

수정 2014.11.07 00:32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강인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에 신규 반도체생산라인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차세대 반도체시장에서도 '독주체제'를 굳히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전략으로 보인다.

국내외 반도체분야 경쟁사가 메모리가격 약세로 설비투자를 전면 축소하는 행보와 달리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동력인 차세대 반도체생산라인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이후 신규 수요에 대비

삼성전자는 지난해 D램 시장점유율이 27.7%,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42%로 2위와의 격차를 늘려가기 위해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전자는 평택 고덕신도시에 2012년 이후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신규로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가 확정되면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에는 줄잡아 연간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평택 반도체생산라인이 건설되면 삼성전자는 종전 경기 기흥과 화성,충남 아산 등 반도체 거점과 연계한 '중부권 반도체 벨트'를 구축하게 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국내외 30여개 생산라인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강력한 생산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오는 2012년까지 총 33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신규라인 8개를 건설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2012년까지 신규 부지에 8개 라인이 모두 완공될 경우 기흥(142만㎡)∼화성 동탄(158만㎡)에 걸쳐 총 3000만여㎡ 규모의 반도체 생산 단지가 조성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내에 기흥, 화성, 아산과 중국 쑤저우, 미국 오스틴 등에 20여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평택신도시에 반도체생산라인을 건설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고덕신도시, 삼성전자 입주 땐 중부권 핵심도시로 성장

삼성전자가 고덕신도시에 들어서면 신도시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자족기능은 상당부분 해결될 전망이다. 고덕신도시에 건설되는 주택은 5만4267가구에 이른다. 가구당 거주 인구를 2.5명으로만 계산해도 신도시에서 사는 인구는 13만5000명을 넘는다.

아울러 산업단지의 면적(396만6000㎡)은 국제규격 축구장(7140㎡) 555개가 들어갈 만한 크기다. 이는 신도시로 이주하는 삼성전자 종사자 뿐 아니라 평택시 주민들도 충분히 거주하면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가 고덕신도시에 자리를 잡으면 최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해 평택시 고덕면 일대를 수도권 남부 광역중심도시로 키우려는 경기도의 계획도 실현된다.

경기도 산업정책과 관계자는 "신도시 내 업종을 반도체나 휴대폰과 같은 첨단업종으로 제한해 유치하면 신도시의 자족기능은 물론 광역중심 도시로 키워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로서는 고덕신도시에 입주하면 수도권 남부(기흥∼화성∼평택∼아산) 인접 지역에 차세대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을 위한 공장부지를 안정적으로 확보, 중장기적인 수요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신도시의 생명인 자족기능을 갖추려는 경기도와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하려는 삼성전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고덕신도시에 자리를 잡으려면 지역 주민 간 갈등 등 여러 가지 난제를 풀어야 한다. 고덕신도시 예정지 일대 주민들은 당장 보상가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고덕신도시 보상 대책위 관계자는 "산업단지가 별도로 조성되다 보니 기존 택지지구와 산업단지로 편입된 지역의 보상 시점이 다르고 특히 보상을 받아도 현지 택지비는 보상가의 약 3∼4배로 비싸 현지 정착이 어려워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시공사 등 사업시행자측은 최근 보상기준을 신도시와 산업단지를 동일하게 적용키로 했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여유 부지가 많기 때문에 평택을 고려할 단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victoria@fnnews.com 이경호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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