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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건강수칙’..아토피 환자라면 계곡물이 ‘안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7.09 17:07

수정 2014.11.07 00:09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계속된 폭염속에 휴가를 준비하는 마음은 벌써 계곡과 바닷가로 달려간다. 그러나 마음만 들떠 무작정 출발했다가 뜻밖의 질병을 얻어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떠나기 전에 준비물을 꼼꼼히 챙기고 평소의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모처럼의 휴가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

■물에서 콘택트렌즈는 안되요

눈이 나빠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끼는 사람들은 물에 들어갈 때 보통 도수가 있는 물안경을 끼거나 평소에 끼는 콘택트렌즈를 그대로 착용한 채 수영을 한다.

하지만 콘택트렌즈를 낀 채 수영하는 것은 위험하다. 평소 렌즈를 끼지 않고 수영을 해도 각종 눈병에 감염되기 쉽다. 눈의 자연적인 정화작용(눈물)이 균을 씻겨주는 기능을 콘택트렌즈가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렌즈를 끼고 수영을 하면 렌즈와 눈 사이에 균이 오래 머물러 눈에 각종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렌즈를 끼고 수영한 후 △충혈이 심하고 △시력이 떨어지고 △눈물이 나면 ‘각막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렌즈와 관련된 각막염은 독한 균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많다. 또 단시일 내에 검은 눈동자의 각막 조직을 파괴해 치료시기를 놓치면 시력장애나 각막에 흰 흉터를 남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귀 후비면 외이도염 걸려요

물놀이를 하다보면 귀에 들어간 물을 빼기 위해 귀를 후비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상처가 나면 세균이 감염돼 염증이 발생하는 외이도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물이 들어갔을 때는 물이 들어간 귀를 아래로 하고 따뜻한 곳에 누우면 물이 저절로 흘러 나오게 된다. 그래도 물이 안 나오면 성냥개비나 손가락으로 후비지 말고 면봉으로 귀의 입구부위만 가볍게 닦아 내고 자연히 마르도록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이런 조치를 취해도 귀가 멍하고 소리가 안 들리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치료해야 한다. 병원에 갈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와 항생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구조적으로 귓구멍이 좁거나 고막부위의 굴곡이 심한 사람은 물이 귀로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만성 중이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아토피 환자 계곡물 수영이 좋아요

아토피 환자들이 물놀이를 한 후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에 물놀이를 해도 괜찮다.

하지만 수영장은 피하는 게 좋다. 아토피 환자들은 피부자극에 예민하고 세균감염이 잘 되기 때문에 알레르기 물질이 없다고 해도 수질이 나쁘면 당연히 증상이 악화되기 마련이다.

수영장은 여러명이 고인 물 안에서 한꺼번에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염도가 가장 높다. 또 소독제인 염소 성분이 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대규모 워터파크도 염소의 농도가 강하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아토피 환자들이 많이 찾는 피서지는 해수욕장이다. 이는 바닷물이 아토피를 낫게 한다는 속설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토피 치료법 중에는 염분 농도를 4∼35%로 조절한 용액을 피부에 바른 후 자외선을 쬐는 방법도 있긴 하다. 하지만 해수욕장의 물은 순수 염분용액과는 다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다보니 요염물질이 많이 섞여 있어 아토피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계곡물은 항상 흐르고 또 수온이 비교적 낮아 아토피 환자에게도 적합하다. 수질이 좋은 곳에서 물놀이를 한다고 해도 아토피가 발생하면 너무 오래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놀이를 오래할 경우 외부 자극에 예민해져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염 손씻기로 예방하세요

흔히 식중독이라 일컫는 ‘포도상구균 식중독’은 세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해 심한 복통과 설사를 일으킨다. 잠복기가 짧아 오염된 음식을 먹고 나서 6시간 내에 발병하고 하루 이틀 지나면 회복되기 시작한다. 손의 상처에 포도상구균이 잘 자라므로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을 조리해서는 안 된다.

여름철 장염의 원인은 이것뿐이 아니다. 바이러스 감염, 대장균, 살모넬라 같은 세균이나 기생충 감염, 알레르기, 식품에 대한 반응 등이 있다.

설사 증세가 있을 때는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공급해줘야 한다. 그냥 물보다 전해질 용액을 만들어 마시는 게 좋다. 물 1ℓ에 소금 반 찻숟가락, 소다 반 찻숟가락, 설탕 2 큰술 정도 섞어 만들어 마시면 된다. 또 보통 설사를 하면 과일 주스 같은 것을 많이 먹는데 설사가 더 심해지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장염 예방을 위해선 청결한 음식물 보관과 손 씻기이다. 냉동된 육류를 조리하려면 실온에 방치해서 녹이지 말고 미리 하루 전 쯤 냉장실에 옮겨 놓아 녹이는 것이 좋다. 장염의 감염 경로 대부분은 오염된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온다. 따라서 장염 예방의 지름길은 자주 손을 씻는 것 뿐이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 이비인후과 조양선 교수,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안과 권지원 교수, 지미안피부과 김경호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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