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창작뮤지컬 ‘사춘기’ 8월15일 공연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7.10 16:24

수정 2014.11.07 00:05



지난해 미국의 토니상 8개 부문을 휩쓴 뮤지컬 ‘사춘기’의 원작은 세상빛을 본 지 100년도 넘은 희곡 ‘사춘기’다.

독일의 극작자 프랑크 베데킨트의 출세작인 이 작품은 1891년에 출간되자마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독일 청소년들의 고뇌와 방황을 솔직하게 표현한 대목이 가톨릭의 엄격한 규율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독일 연극계의 거장 막스 라인하르트는 그로부터 15년 뒤에야 ‘사춘기’를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 그것도 작품 곳곳을 뜯어고친 후에야 가능했다.

한세기가 흐른 뒤 뮤지컬로 변신한 ‘사춘기’는 이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뮤지컬이 됐다.
국내 제작사들은 판권을 따내기 위해 혈안이 됐고 작품의 몸값은 한때 10억을 웃돌 정도로 치솟았다. 이렇게 한국땅을 밟은 브로드웨이 ‘사춘기’는 내년 6월 공연될 예정이다.

그런데 2년전부터 같은 원작을 기반으로 한 창작뮤지컬을 준비해온 국내 극단이 있다. 8월15일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선보이는 뮤지컬 ‘사춘기’는 베데킨트의 희곡에 뿌리를 두되 브로드웨이 ‘사춘기’와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다.


각색을 맡은 이희준 작가는 “백년이 넘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청소년들이 기성세대에 느끼는 답답함이나 소외감은 여전하다”면서 “원작이 주는 강렬함에 끌려 작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베데킨트의 ‘사춘기’ 속 청소년들은 종교적 가치관에 눌려 허우적댔지만 한국판 ‘사춘기’의 청소년들은 입시지옥에 갇혀 신음하는 게 큰 차이점이다.


한편 지휘봉은 뮤지컬 ‘첫사랑’과 연극 ‘미스터 로비’에서 이작가와 호흡을 맞춰온 김운기 연출자가 잡고 열다섯곡의 넘버는 뮤지컬, 연극, 국아, 애니메이션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곡가 박정아가 맡는다.

/wild@fnnews.com 박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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