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상하이에 둥지 튼 박여숙화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7.14 16:26

수정 2014.11.06 23:58

▲ 박여숙화랑 상하이점 개관기념으로 열리는 ‘임만혁전’에서 작가 임만혁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상하이(중국)=노정용기자】“비즈니스의 중심지 상하이의 서양인 컬렉터를 공략하라.”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 창핑루에 지점을 낸 박여숙화랑이 세계 미술시장에 뛰어들면서 내세운 목표다. 박여숙화랑은 베이징과 홍콩에 지점을 내고 중국 진출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다른 한국 화랑들과는 달리 전 세계 비즈니스의 격전장인 상하이에서 본격 경쟁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박여숙화랑은 이를 위해 둘째딸인 최수연씨(25)를 아트디렉터로 발령을 내고 첫 개관전으로 서양화 기법으로 한국화를 그리는 작가 임만혁씨(41)의 개인전을 오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상하이점 개설은 상하이를 관통하는 황포강의 지류인 소주강을 따라 수십 개의 갤러리들이 분포하고 있는 예술 특구에 자리한 ‘1918아트스페이스’와 나란히 위치, 윈윈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막 행사에는 현지 언론과 외국인 컬렉터 100여명이 참석해 주최측도 깜짝 놀랄 만큼 반응이 좋았다. 최근 현지 미술계가 한국 작가에 주목하는 데다 외국인 컬렉터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임만혁의 개성있는 화풍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 박여숙 화랑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갤러리를 운영하는 ‘1918아트스페이스’ 차오양강 대표는 “임만혁은 한지와 분채(전통안료) 같은 한국의 전통 기법으로 현대적인 스타일의 주제를 개성 있게 표현해 외국인 컬렉터들이 좋아할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크게 어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 미술시장에 정통한 상하이 ‘분드18’ 디렉터 겸 일본 모리미술관 큐레이터 김선희씨(49)는 “베이징이 지금까지 중국 미술시장을 주도한 건 사실이지만 상하이는 유럽과 미국인 등 세계적인 컬렉터들이 많기 때문에 향후 전망이 밝다”며 박여숙화랑의 상하이 진출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박여숙화랑 상하이점 최수연 대표는 “상하이는 국제적인 도시라 유럽·미국인 컬렉터들이 많고 싱가포르와 대만까지 확장할 수 있어 베이징보다 더 유리한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여숙화랑 상하이점은 임만혁전에 이어 대지미술가 크리스토 자바체프와 장 클로드 부부의 작품전과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개인전을 준비, 지속적으로 소속 작가를 중국 현지에 소개할 예정이다.

/noja@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