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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2타차 공동 2위로 밀려..브리티시오픈 3R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7.20 16:00

수정 2014.11.06 11:08

아직 장갑은 벗지 않았다.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산 탱크’ 최경주(38·나이키골프)가 비록 리더보드 맨 윗자리는 내주었지만 여전히 우승을 내다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최경주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서부해안 사우스포트 로열버크데일링크스코스(파70·7180야드)에서 열린 제137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 셋째날 3라운드에서 시속 56㎞의 강풍을 극복하지 못해 버디는 단 1개에 그치고 더블보기와 보기를 각각 2개씩 범해 5오버파 75타를 쳐 중간합계 4오버파 214타로 지난해 챔피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선두는 백전노장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 지난달 29일 바하마에서 왕년의 테니스 스타 크리스 에버트(미국)와 결혼식을 올린 뒤 이른바 ‘허니문 투어’를 하고 있는 53세의 새신랑 노먼은 6번째홀까지 3타를 잃으며 흔들렸지만 바람에 강한 녹다운샷과 관록을 앞세운 발군의 쇼트게임으로 2타를 잃는데 그쳐 중간합계 2오버파 212타로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려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노먼이 브리티시오픈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꿰찬 것은 1986년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개최된 대회서 대회 2승째를 거둔 이후 22년만이다.

최경주는 5번홀까지 경기를 완벽하게 풀어 나갔다.
그러나 ‘마의 6번홀’(파4·509야드)을 넘기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5번홀(파4)에서 2m 버디 퍼트를 놓친 최경주는 맞바람이 강하게 분 이 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진 뒤 웨지로 간신히 레이업을 했으나 4온에 2퍼트로 홀아웃하면서 더블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7번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서 빠지는 위기를 맞았으나 두번째 샷을 핀 30㎝ 지점에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한 최경주는 8번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에 떨어지는 바람에 또 다시 1타를 잃었다. 10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최경주는 13번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버디를 잡으며 재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지만 15번홀(파5)에서 3퍼트를 범하면서 노먼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경기 후 최경주는 “그린에 올라간 볼이 움직일 정도로 심한 바람이 불어 겁이 날 정도였다”며 “짧은 거리의 퍼트를 3∼4차례 놓친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회는 있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퍼트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됨으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내일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각오다”라고 덧붙였다.
브리티시오픈이 첫 출전인 재미교포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은 전반에만 3타를 잃으며 순위가 곤두박질을 쳤으나 17번홀(파5)에서 천금같은 이글을 잡아 중간합계 7오버파 217타를 쳐 전날보다 22계단 상승한 공동 5위로 순위를 끌어올려 역전 우승의 불씨를 살렸다.

손목 부상 때문에 대회 출전을 포기해야할 지도 모른다고 엄살을 떨었던 해링턴은 더블보기 1개, 보기와 버디를 나란히 4개씩 주고 받아 2타를 잃었으나 다른 선수들의 부진으로 순위가 2계단 상승해 공동 2위에 랭크되면서 타이틀 방어에 파란불을 켰다.
전날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부활의 서곡을 울렸던 ‘왕년의 세계 1인자’ 데이비드 듀발(미국)은 이날만 무려 13오버파 83타를 쳐 공동 64위(중간합계 15오버파 225타)로 순위가 곤두박질 쳤다.

/golf@fnnews.com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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