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눈의 초점이 잘 맞지 않는 ‘사시’는 일반적으로 수술로만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시는 원인과 증상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고 수술없이 시력 교정으로 치료가 되는 경우도 많다. 태어날 때부터 이상 증세를 보이는 사시도 있고 3세 이후에 시작되는 사시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쪽 눈의 시력차가 커서 사시가 생기기도 하고, 성인이 된 후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눈동자가 제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발병 시기나 진행과정, 증상이 다 다르고, 그에 따른 치료법도 제각각이다.
■원시로 인한 사시, 원시용 안경으로 교정
사시 중에는 안경만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사시도 있다. 심한 원시 때문에 사시가 생긴 ‘조절성 내사시’가 이에 해당된다. 원시가 심한 상태에서 물체를 선명하게 보기 위해 무리하게 노력하다 보니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것이다. 아이가 돌전에는 정상이었다가 돌을 지나면서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조절성 내사시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런 경우는 수술하지 않고 원시용 안경을 쓰는 것만으로 눈이 바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안경을 벗으면 다시 눈이 돌아가기 때문에 항상 안경을 써야 한다. 일부 조절성 내사시는 성장하면서 원시가 줄어들어 안경을 벗어도 사시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모든 조절성 내사시가 안경으로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원시 안경을 착용해도 사시가 남아 있는 ‘부분조절 내사시’는 안경으로 교정되지 않기 때문에 수술로 교정해줘야 한다. 하지만 수술로는 안경을 쓰면 사시가 해소될 정도로만 눈 근육을 잡아주므로 수술 후에도 반드시 안경을 써야 한다. 안경을 벗어도 사시가 나타나지 않을 만큼 과도하게 수술하면 중년 이후에 노안이 진행되면서 눈의 피로감이 심해지거나 외사시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짝눈으로 인한 사시, 근시교정으로 치료
양쪽 눈의 시력이 차이가 나는 짝눈(부등시)로 인해 사시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부등시가 다 사시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양 눈의 시력차가 크면 클수록 사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부등시가 심해 한 눈이 실명될 경우 사시가 될 확률은 대략 50% 정도라고 한다.
부등시로 인한 사시는 수술에 앞서 안경이나 렌즈로 시력을 교정해 양 눈 시력을 맞추어야 한다. 일부 환자는 시력교정만으로 더 이상 사시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안경 착용을 불편해하고 렌즈도 눈에 맞지 않을 때는 라식수술로 사시를 바로잡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사시 교정이 안된다면 역시 수술이 필요하다.
■유아 내사시는 만 1∼2세에 수술해야
심한 원시나 부등시로 인한 사시는 시력을 교정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활용되는 치료법은 수술이다. 일반적으로 사시는 10세 전에 수술하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생후 4∼6개월의 유아기부터 나타나는 유아 내사시는 돌 무렵부터 수술이 가능하고 늦어도 만 2세까지는 수술해줘야 눈의 기능과 모양을 회복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대개 만 3세 이후에 나타나는 간헐성 외사시는 유아 내사시처럼 수술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많은 경우 아주 가끔씩만 사시가 나타나고, 정상적인 시력발달이나 외모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시는 자연히 치유되지는 않으므로 병세가 진행되거나 환자 본인이 사시를 인식한다면 만 5세 이후에는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시 수술은 생각만큼 긴 회복기간이 필요하지 않고 수술 후 치료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수술 후 처치도 비교적 간단하다. 사시 수술은 대부분의 경우 한 눈에만 하므로 수술한 눈에 하루 정도만 안대를 착용하고, 수술한 다음날부터 가벼운 세수나 샤워도 가능하다. 안약이나 안연고를 3∼4주 정도만 점안하면 되고 먹는 약도 거의 필요하지 않다. 다만 수영은 2주 후에 하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정명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