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기출문제 분석하기] 창의력 필요한 ‘다면사고형’ 문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7.30 18:05

수정 2014.11.06 08:30



1. 연세대 논술의 전체적 특징

연세대 논술 문제는 철학적?인식론적?관념적 문제들이며,제시문 또한 동?서양의 고전과 문학 작품 중에서 난이도 높은 지문들이 출제되고 있다. ‘불안의 생산성, 항존성’(2006년 정시), ‘다른 존재의 마음에 대해 아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2007년 정시), ‘중용(中庸)의 다양한 의미와 대푯값(평균, 중앙치, 최빈치 등)의 이해와 현실 적용’(2008년 수시 2학기) 등과 같이 관념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를 우리 사회 현상에 적용하는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연세대 논술을 ‘다면사고형’이라 하는데, 개별 교과목에 대한 분절적 사고를 넘어 다면적, 학제적 사고를 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중용’의 의미와 ‘대푯값’을 결합시킨 2008년 수시 2학기 문제가 다면사고형 문제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2008년 수시 2학기

2009년 모의평가

유형

‘문제1’ 제시문 (가)와 (나)에서 ‘중용’이 어떤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비교하시오.

‘문제2’ 제시문 (다)의 입장에서 제시문 (가)와 (나)의 주장을 각각 평가하시오.

‘문제3’ 제시문 (라)에서 설명된 대푯값들의 특성을 이용하여 제시문 (가)와 (나)의 주장을 각각 평가하시오.

‘문제1’ 제시문 (가), (나), (다)의 주장을 비교하고 제시문 (가)의 주장이 타당한지 따져 보시오. (60점, 1500자 내외)

‘문제2’ 제시문 (라)의 표를 제시문 (가), (나), (다)의 주장과 관련지어 해석해 보시오. (40점, 1000자 내외)

제시문

(가):자사(子思), ‘중용(中庸)’에서 발췌

(나):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다):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라):수 Ⅰ-1의 대푯값

(가):막스 베버, ‘사회과학 연구에서의 가치중립성’

(나):신채호, ‘조선상고사’의 ‘총론’ 일부

(다):이청준,‘지배와 해방’

(라):촘스키의 미국 주류 언론에 대한 비판의 글

특징

수리 논술과의 통합

비판적, 분석적 사고력 중심

수시 논술 대비를 위해 2008년 수시 2학기 논술 문제와 2009년 모의평가 문제를 비교해 보자.

2. 2009년 모의평가 해설

1) 출제 의도

‘문제1’은 제시문 (가), (나), (다)의 주장을 비교하고, 제시문 (가)의 주장이 타당한지 판단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탐구에 있어서 지식이 가치 판단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검토하라는 것이다. 과학, 역사, 소설의 각기 다른 글을 통해 지식과 가치에 관한 다양한 입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역사에 대한 기술 그리고 문학적 진실의 입장에서 지식의 가치중립성에 대해 평가하고 비판하는 문제이다.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특정 주장이 지닌 의미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데 중점이 있다.

‘문제2’는 제시문 (라)의 표를 제시문 (가), (나), (다)의 주장과 관련지어 해석하는 문제이다. 즉 제시문 (가), (나),(다)의 세 가지 주장의 핵심을 모두 이용하면서 제시문 (라)의 표를 해석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라)의 표를 얼마나 정확하게 해석하는가 그리고 각 제시문과 관련하여 얼마나 타당하게 해석하는가가 중요하다. 특히 표에 나타난 수리적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2) 문제 해결

‘문제1’은 제시문 (가), (다), (다)의 주장을 비교하고 제시문 (가)의 주장이 타당한지를 따져보는 문제이다. 이 문제의 요구 사항은 ? 제시문 (가), (다), (다)의 주장을 비교하는 것과 ? 제시문 (가)의 주장이 타당한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전체 분량이 1500자 내외이므로 ?과 ?를 각 750자 내외로 서술하면 된다.

먼저 ?은 제시문 (가), (나), (다)의 정확한 이해와 요약, 그리고 비교 능력을 묻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각 제시문의 핵심어와 중심 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 제시문이 공통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서술해야 한다. 먼저 제시문 (가)는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이 혼동되어서는 안 되며, 사실 판단에 해당하는 경험 과학적인 분석의 내용이 가치 판단의 기초가 될 수 없음을 말하면서 학문의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을 옹호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왕건의 고려 건국을 정당화하기 위해 원래 중에 불과했던 궁예를 신라 헌안왕의 아들로 설정하여 불충불효한 자로 왜곡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즉, 역사적 지식은 성공한 자의 입장에서 쓰이며, 과거의 사실과 역사적 사실이 다를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의 사관의 글은 가치판단이 개입된 것으로, (가)의 주장과 어긋난다. (다)에서 작가가 추구하는 진실은 ‘자유’로서, 작가는 자유라는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그것을 억압하는 제도, 관습, 문물을 고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작가가 추구하는 진실은 경험적 지식에 바탕을 둔 객관적 사실이 아닌, 작가의 가치 판단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다)의 주장은 (가)의 주장과 어긋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세 글이 문제 삼고 있는 진실이 무엇이며, 각 글의 학문이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의 경험적 지식, 즉 과학적 진실이 추구하는 진실과 (나)의 역사가 추구하는 진실, 그리고 (다)의 문학이 추구하는 진실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의 역사 그리고 (다)의 문학이 추구하는 진실이 (가)의 과학이 추구하는 진실과 어떻게 다른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2’는 제시문 (라)의 표를 제시문 (가), (나), (다)의 주장과 관련하여 해석하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우선 제시문의 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표가 드러내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라)의 표가 드러내고 있는 의미를 제시문 (가), (나), (다)와 각각 관련지어 해석하는 것이다.

먼저 제시문 (라)의 표에 나타난 의미를 해석하는 것인데, 이 표에서는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미국과 적대 관계에 있느냐 아니면 친선 관계에 있느냐에 따라 ‘대량 학살’이라는 표현의 빈도가 달라진다는 것과 둘째, 신문기사와 사설, 칼럼의 ‘대량 학살’에 있어 ‘대량 학살’이라는 표현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사설, 칼럼이 신문 기사에 비해 ‘대량 학살’의 표현 빈도 수가 적은데 이는 사설, 칼럼이 신문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이고 신중한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시문 (라)의 표를 각각의 제시문과 관련지어 해석하면, 제시문 (가)는 공정한 보도를 목표로 하는 언론은 가치 판단을 개입한 주관적인 가치를 개입시키지 말고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인 보도를 해야 한다는 것과 관련지을 수 있다. 제시문 (나)는 역사 해석의 주관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므로, 언론은 언론사의 입장과 국가적인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으며, 따라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개관적인 사실 자체가 아니라 언론사의 가치 판단이 개입된 주관적인 진실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제시문 (다)는 작가가 추구해야 할 진실이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제시문 (라)의 언론사들이 과연 진실을 보도하고 있는지를 반성하고, 진정한 진실 보도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반성적인 물음을 물을 수 있겠다. 즉, 겉으로 드러난 사실이나 혹은 국가적 이해관계에 얽매인 보도가 아닌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과 객관성을 바탕으로 한 진실한 보도가 필요하다.

이 문제에서는 표에 나타난 자료의 수리적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 자료의 의미를 제시문 각각의 관점에서 모두 잘 논의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설명에 있어서 논리적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이다.

3. 수시 논술 학습 방향

1) 이번 2009년 논술 모의고사 문제는 2008년 수시 논술의 유형이 대체로 유지되고 있다. 문항 수가 3문항에서 2문항으로 줄어들었지만, 글의 분량 수는 큰 변화가 없다. 또한 논술에서 중심 평가 요소 또한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가 중심이라는 점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제시문의 난이도는 평이했지만, 그 대신 문제가 까다롭게 출제되었고, 또한 표를 바탕으로 제시문을 해석하는 문제 역시 까다롭게 느껴진다. 그러므로 제시문의 정확한 독해 능력을 기르는 것과 함께 특정 제시문을 바탕으로 다른 제시문을 비판하는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2) 연세대 논술의 주제는 사회 교과나 혹은 시사적인 내용이 잘 출제되지 않는다. 대부분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들이 출제되는데, 이는 단순히 교과 교육을 통해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여러 교과의 내용을 통합하는 다면사고형 문제이며, 특히 비판적인 사고력이 중시된다. 그러므로 제시문의 내용 이해와 요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제시문의 내용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를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즉, 제시문에 나타난 글쓴이의 주장은 무엇이고, 그 근거는 무엇인지를 파악한 다음, 그 주장과 근거에 문제점은 없는지를 따져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3) 연세대 논술의 특징은 논제가 구체적인 것과는 달리 논의의 방향이 매우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즉, 다각적인 입장에서 비판과 분석이 가능한 것이 연세대 논술 문제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논리적인 일관성과 함께 문제에 대한 다각적인 고찰과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 정해진 틀에 맞추어 논술하는 것보다는 창의적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4) 올해 수시 2학기에 연세대의 경우 논술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연세대의 경우 예년에도 합격생의 50% 정도가 논술로 당락이 달라졌다고 한다.
이로써 연세대 논술의 난이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이 논술에 충분히 대비하여 수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연세대 2009학년도 모의논술고사 문제는 대학 입시 관련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명우, ㈜엘림에듀 대표 집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