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칼럼] 부동산 정책 ‘작품’을 내놔라/정훈식 건설부동산부장

파이낸셜뉴스

본격적인 휴가철인 데도 요즘 정가와 관가에서는 부동산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열기가 삼복의 무더위 만큼이나 뜨겁다.

부동산 시장을 옥죄고 있던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제를 비롯해 재건축 규제, 지방의 미분양 해소를 위한 추가대책 등 모두 규제를 풀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에 따른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유가와 원자재값 급등 등으로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산업과 부동산 시장마저 붕괴될 경우 이에 대한 파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에서 정부와 국회 등에서의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 추진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일련의 규제완화 대책마련 움직임을 뜯어보면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규제 완화정책을 놓고 시장 따로, 정부 및 부처따로,국회 따로, 정당 따로 등의 ‘따로국밥’식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 부분이 대책 마련 과정에서 정책토론회나 전문가나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의견수렴 등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확정된 내용인 양 대책이라고 불쑥 내미는 형국이다. 그리고는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생색내기, 한 건 주의식 대책에다 선명성 경쟁을 의식한 대책을 쏟아내기에 목을 매고 있는 모양새다.

■설익은 대책 내놔 시장 혼란

일부 한나라당 의원이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의원입법으로 발의한 것과 관련, 지난달 말 같은 당 정조위원장은 “당론으로 확정된 바 없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종부세 개정안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안에서도 의원별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비슷한 내용으로 각기 다른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뒤질 세라 야당 의원들도 같은 정책을 놓고 당의 시각에 맞춰 법안을 올리고 있다.

국회에서의 종부세 완화 입법 추진에 대해 기획재정부 등 주무부처에서는 ‘시기상조’라고 맞서고 있고 미분양 추가대책에 대해서도 국토해양부 장관이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계획없다”고 말했다가 여당쪽에서 필요성을 제기하자 이달 말까지는 내놓겠다고 말바꾸기를 했다.

해당 대책별로 노리는 효과도 분명치 않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졌으니 단순히 서민들의 세금부담을 줄여주자는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과 건설경기 부양을 통해 침체된 한국경제 회복을 견인시키겠다는 것인지 등의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은 채 현상만을 쫓아가는 형국이다.

■시장 혼란 등 부작용 속출할 듯

국민들은 참여정부 시절에 이런 중구난방식의 정책이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는지를 충분히 목격하고 체험했다. 발등의 불끄기에 급급해 내놓은 근시안적인 대책이 뒤이어 내놓는 정책의 발목을 잡고 그 정책은 또다시 과거의 대책과 상충돼 효과를 반감시키는 사례가 허다했다.

한 번 마련한 대책과 제도는 그 경직성 때문에 되돌리거나 바꾸기가 쉽지 않다.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그만큼 많은 시간과 희생이 요구된다. 이러는 사이에 시장은 또다시 망가지고 혼란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설익은 정책을 내놓고 진행과정에서 또 뒤집어지거나 백지화된다면 이는 시장에 혼선과 혼란을 부추길 뿐이다.

■궁극적 목표 담은 로드맵 마련이 우선

시장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대내외적 경제여건이 바뀌면서 주택수요 등의 여건도 덩달아 변했다. 아파트 미분양도 이제 단순히 건설사나 건설사에 돈을 빌려준 금융권 및 입주예정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불황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지금의 미분양은 후유증이 건설산업, 나아가 국가 경제 전체로 미치는 형국이다. 미분양에 따른 건설사의 신규 사업 축소는 당장 연관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고 사회 취약계층인 일용근로자들의 일자리를 갉아 먹는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 등 정책 담당자들은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해 경제정책 전반의 틀 속에서 로드맵을 만들어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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