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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3G 아이폰 콘텐츠 원격삭제 ‘백도어’ 파문



휴대폰 제조사가 이용자들이 내려받은 콘텐츠를 마음대로 삭제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애플이 만든 3세대(3G) 아이폰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애플이 “아이폰에 인스톨된 프로그램을 원격으로 삭제할 수 있는 ‘백도어’를 마련해 뒀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백도어란 시스템 관리자가 일부러 열어놓은 보안상의 ‘구멍’을 말한다.

이 같은 일의 발단은 한 프리랜서 엔지니어가 3G 아이폰의 운영체제에 감춰진 URL을 발견하면서부터. 이 엔지니어는 자신이 발견한 주소(https://iphone-services.apple.com/clbl/unauthorizedApps)를 제시하며 “애플은 이 주소에 주기적으로 접속해 인스톨된 프로그램들이 애플의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는지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면서 “애플은 아이폰의 원격조작을 통해 이용자가 돈을 지불하고 내려받은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애플이 3G 아이폰 안에 설치된 프로그램의 인증을 취소하거나 프로그램을 삭제할 수 있는 ‘킬 스위치(Kill switch)’가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잡스는 그러한 기능이 존재하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 기능은 ‘앱 스토어(app store)’ 등에서 개인정보를 훔치는 악성프로그램 등이 착오로 이용자들에게 판매됐을 경우를 대비해 만들어진 장치”라며 “이 레버를 당기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이러한 방법을 마련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한 행위”라고 해명했다. 앱 스토어는 아이폰용 온라인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는 애플 공식 사이트다.

그러나 아이폰 사용자들은 이러한 해명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앱 스토어에 악성프로그램이 등록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심사한다면 이러한 백도어를 마련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며 “지금까지 소비자에게 이런 사실을 숨긴 것은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애플을 성토하고 나섰다.

정보기술(IT) 웹진인 ‘와이어드비전’은 이에 대해 “3G 아이폰의 슬로건은 ‘당신의 삶이 주머니 속으로(Your life in your pocket)’였지만 주머니에 들어가는 것은 ‘나의’ 생활이어야지 애플이 주머니 속에 같이 들어가선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잡스 CEO의 발언은 애플이 앱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프로그램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현재 3G 아이폰은 한국 시장엔 출시될지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