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인 설립요건 맞추려 명의신탁, 증여세 대상 아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8.15 16:11

수정 2014.11.06 06:00

명의신탁을 통해 법인을 설립, 토지거래 과세 비율이 낮은 법인세 적용을 받은 것은 조세회피 목적이라며 증여세를 부과한 세무당국 처분이 잘못됐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한승 부장판사)는 A영농조합법인 명의신탁 주주 이모씨 등 4명이 서울 동작세무서 등 관할 세무서 4곳을 상대로 “모두 72억여원의 증여세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박모씨는 2002년 A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구 농업·농촌기본법이 법인 설립을 위한 조합원을 5명 이상으로 규정, 이씨 등 4명의 명의를 빌려 설립 요건을 맞췄다.

박씨는 A법인 지분중 49%는 본인이, 51%는 이씨 등 4명에게 명의신탁하는 방법으로 210억원을 출자해 세무당국에 주식변동상황명세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지난해 2월 A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 “박씨가 조세회피 목적으로 명의신탁을 통해 법인을 설립했다”며 이씨 등 4명에게 모두 72억여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세무당국은 박씨가 법인을 설립, 토지를 취득할 경우 양도소득세법상 과세 비율 36%가 아닌 법인세율 27%를 적용받는 점을 악용해 양도세와 취득세 등 9억여원을 포탈한만큼 명의신탁 지분을 증여재산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자 이씨 등은 “박씨가 명의신탁을 통해 취득한 지분을 처분하지 않은데다 성실히 납세의무를 지켰는데도 명의신탁자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가 법인 설립 때 원고들 명의로 출자한 것은 구 법이 요구하는 조합원 수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또 박씨가 법인 설립 후 현재까지 조세를 체납하거나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고 원고들 명의로 취득한 지분을 양도한 바도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한만큼 증여세 부과를 취소하라”고 판시했다.

/cgapc@fnnews.com최갑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