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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시대 ‘청자상감모란문표형주전자’ |
국내 미술계는 지난 2년 동안 서울옥션과 K옥션이 서양화를 중심으로 미술시장의 규모를 키워왔다. 때문에 한국화는 고사 직전이고 이전까지 미술시장을 지탱해 왔던 고미술조차도 거의 바닥권을 헤메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미술시장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국내 양대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이 그동안 서양화에 집중함으로써 서양화는 거품이 끼어 있다는 인식이 팽배한 반면에 고미술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미술품 전문 경매회사 아이옥션(대표 공창규)이 오는 28일 서울 경운동 SK허브빌딩 2층 경매장에서 실시하는 ‘제2회 아이옥션 경매’는 고미술이 침체에 빠진 국내 미술시장을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매의 낙찰률이 예상보다 높으면 서울옥션과 K옥션도 올 가을에 실시할 메이저 경매에서 본격적으로 고미술품 경매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번 아이옥션 경매에는 일본 역사 교과서 파동으로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 독도 관련 지도를 포함한 고서화 59점 등 총 227점이 거래에 부쳐진다. 독도 관련 자료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삼국접양지도(三國接壤之圖) 족자 및 지도첩 4점’이다. 일본의 에도 시대인 1785년에 실학자인 하야시 시헤이가 그린 ‘삼국접양지도’를 토대로 1800년대에 제작된 필사본이다. 이 자료는 조선은 녹색, 일본은 황색 등 나라별로 색을 달리해 지도에 표시했는데 울릉도와 독도는 조선의 영토임을 보여주는 녹색으로 표기됐다. 추정가는 450만∼5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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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근의 ‘나무가 있는 언덕’ |
이와 함께 1816년 일본에서 발행된 ‘대일본접양 3국지전도’(추정가 150만∼200만원), 1875년 일본에서 동판으로 발행된 ‘일본약지도’(추정가 120만∼150만원), 1854년 일본 에도시대에 제작된 목판 세계지도인 ‘신정지구만국방도’(新訂地球萬國方圖·추정가 200만∼300만원), 일제강점기인 1924년 제작된 ‘조선이정전도’(추정가 50만∼70만원) 등이 경매에 부쳐진다. 이들 지도는 독도가 한국령임을 당당히 표시하고 있어 일본의 주장이 얼마나 억지인지를 보여준다.
한편 이번 경매에는 고려시대 ‘청자상감모란문표형주전자’(추정가 2억5000만∼3억원)와 박수근의 ‘나무가 있는 언덕’(추정가 7억5000만원)이 경매의 하이라이트다.
‘청자…’는 둥글고 안정감 있는 몸체에 유연한 수구와 포도덩굴을 꼰 형상으로 된 손잡이가 붙어 있으며 뚜껑과 몸체의 연결 부분에는 연판문이 섬세하게 양각되어 있다. 또 ‘나무가 있는 언덕’은 나무가 중심이 된 풍경화로 박수근 특유의 스타일화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1950년대 전반기에 제작된 작품이다. 경매 프리뷰는 21∼27일 아이옥션 경매장에서 진행된다. (02)733-6430/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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