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국내 통신시장의 ‘풍운아’로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던 ‘하나로텔레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오는 9월22일 ‘하나로텔레콤’이라는 사명을 내리고 SK브로드밴드’로 바뀐다.
‘하나로’란 이름은 옛 정보통신부가 1997년 한국통신(현 KT)이 독점하고 있는 시내전화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시내전화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결성한 컨소시엄 이름이었다. 당시 잘나가던 데이콤 등 여러 회사가 참여해 ‘하나로컨소시엄’이라고 명명했다. 같은 해 제2시내전화 사업자로 설립되면서 ‘하나로통신’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붙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하나로텔레콤의 운명은 ‘드라마’ 같은 반전이 이어졌다. 지난 99년 하나로텔레콤은 세계 최초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방식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상용화,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KT의 대공세에 ‘ADSL 신화’는 1년 만에 막을 내리고 1위 자리를 내주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급기야 유동성 위기까지 겪으면서 외국계 사모펀드인 AIG-뉴브리지캐피털에 경영권을 넘겨줘야 했다. 이후 2006년 TV포털 서비스 ‘하나TV’를 선보인 후 1년 만에 50만명의 가입자를 모으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재기했다. 하지만 경영권을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진통을 겪은 끝에 결국 ‘원하던 대로’ SK텔레콤 품에 안기게 됐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올해 4월 600만건의 고객정보 유출 혐의로 경찰 수사결과가 발표되면서 하나로텔레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 결과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40일 영업정지라는 사상 초유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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