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세재개편 부동산 시장 영향은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발표한 9·1 세제개편은 서울 강남권과 목동 등의 고가주택 1가구1주택 장기 보유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게 특징이다. 고가주택을 팔 때 양도소득세 부담이대폭 줄어들고 주택보유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덜게 되기 때문이다.

또 1가구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들은 상속(증여)세가 크게 줄어 매도보다는 자녀 등에게 상속(증여)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다.

이에 비해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한 거주요건이 강화된 수도권의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전망이다.

■고가 1가구1주택 보유자 혜택 커

고가의 1가구1주택 장기 보유자들은 크게 세 가지 혜택을 본다. 우선 고가주택 기준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된 데 따른 것이다. 공시가격이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들은 집중적인 혜택이 예상된다. 더불어 장기보유특별공제 폭이 상향 조정된데 따른 세제 감면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금까지는 보유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연 4%의 양도세 공제혜택이 부여됐지만 내년 1월부터는 연 8%씩 공제된다. 최대 공제율 80%까지로 지금까지 20년을 보유해야 했지만 앞으론 10년만 보유하면 된다.

양도세율 조정효과도 크다. 현재 9∼36%로 적용되고 있는 데 올해 2%포인트에 이러 2010년엔 1%포인트 추가 인하돼 6∼33%로 낮춰진다. 가령 11년 전에 2억원을 주고 강남 지역에서 주택을 매입한 뒤 10억원에 팔 경우 현재 기준으로는 양도소득세로 5139만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개정된 방식으로 세금을 낼 경우 94만원만 내면 된다. 세금 감면액이 50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보유기간이 10년이 되지 않은 경우도 혜택이 크다. 5년 전 5억원을 주고 산 주택을 10억원에 팔 경우 지금은 4455만원의 양도세를 내야하지만 내년 팔면 265만원, 2010년에는 182만원만 내면 된다.

국민은행 원종훈 세무사는 “보유 및 거주요건만 갖춘다면 공시가격이 9억원 아래인 주택은 세금을 면제받게 되고 그 보다 비싼 주택도 장기보유특별공제 확대로 엄청나게 양도세가 줄어든다”면서 “고가의 1가구1주택자들 가운데 세금 때문에 이사를 꺼린 사람들에겐 주택 재구입에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거주용 주택 인기 상승할듯

비과세 혜택이 부여되는 거주요건 강화로 실 거주용 주택의 인기는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기존 수도권 일부지역에 적용되던 ‘3년 보유, 2년 거주(서울,경기 과천,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에 적용)’ 요건이 전국으로 확대돼 ‘3년 보유 3년 거주(비수도권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은 3년 보유 2년 거주)’로 강화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적용되지 않았던 지방을 포함해 대분 지역에서 2∼3년간 거주요건이 추가된 것이다.

거주요건 강화로 그동안 3년 동안 보유만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아 외지인 투자가 많았던 경기 용인, 고양, 파주, 화성 동탄, 수원, 인천, 성남 등엔 실거주요건이 추가돼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거주가 힘든 재건축 대상 아파트 및 뉴타운의 노후아파트 등과 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수도권 외곽지역 아파트 등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거주요건 강화에 따라 단순 시세차익용 투자 주택이나 거주지에서 떨어진 지역의 원정투자용 주택의 인기는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따라서 여러 곳에 ‘벌려놓기’식 주택 투자보다는 실제 거주할 수 있는 ‘똘똘한 주택 한 채’에 대한 투자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방 부동산 활성화엔 역부족

이번 세제 개편은 지방 부동산 시장 활성화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정부는 지방 주택의 개념을 광역시권으로 확대하고 현재 1억원 이하에만 2주택자 중과세를 제외했던 것을 3억원 이하까지 확대했다. 3억원을 넘지 않는 지방 주택은 50∼60%에 달하는 양도세 중과 조치를 받지 않는 것. 아울러 수도권 주택을 먼저 팔더라도 지금과는 달리 주택 수에서 제외시켜 양도세 중과에서 완전 제외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주택을 파는 데는 동기부여가 되지만 기존 미분양 아파트의 분양을 촉진시키는 등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의 원인이 공급과잉으로 매수세가 없어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제개편 내용에 지방 일부 지역에서 지금까지 없던 ‘거주요건’이 추가돼 원정 투자가 감소하는 등 오히려 주택수요기반이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

■‘강부자’ 논란·법 시행전 거래마비 등 부작용 예고

이번 세제 개편 혜택이 주로 고가주택 거주자인 이른바 ‘강부자’에게만 돌아가고 지방 부동산 시장과 6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에게는 해당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고가주택 거주자에겐 양도세 뿐 아니라 종합부동산세까지 과표적용률을 2007년 수준(80%)으로 동결하고 세부담 상한적용비율을 현재의 300%에서 150%로 줄여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줬지만 중저가 주택 거주자에겐 특별한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도소득세 특별공제 혜택이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법 시행 이후로 고가주택 매도를 미루는 현상이 속출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고가주택 보유자들이 양도세 절감을 위해 시장에 집을 내놓지 않아 주택거래가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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