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꼭꼭 씹었더니 젊어지네”..노화방지 호르몬 ‘파로틴’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01 16:53

수정 2014.11.06 03:58



치아를 자주 움직이는 ‘씹는 운동’을 하면 몸이 젊어진다. 그 비밀은 침샘에서 분비되는 ‘파로틴’에 있다. 일반적으로 침은 소화효소가 풍부해 영양분의 흡수를 돕고 살균작용이 있어 충치를 예방한다. 그래서 ‘물도 씹어 먹어라’는 말도 있다. 씹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전문의 도움으로 파로틴의 세계를 알아본다.


■파로틴은 노화방지 호르몬

파로틴의 별명은 노화방지호르몬이다. 뼈나 치아의 조직을 튼튼하게 하고 혈관의 신축성을 높여 세균과 싸우는 백혈구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모발이나 피부의 발육도 좋게 한다. 청소년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성장을 이야기 할 때 ‘밥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키스를 하면 젊어진다고 하는 것도 파로틴과 무관하지 않다.

파로틴의 기능에 대한 연구가 진척됨에 따라 약제로도 활용되고 있다. 노인성의 백내장, 근무력증, 위하수증, 갱년기 장애 등의 치료약으로 쓰인다.

파로틴과 당뇨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사다 테루오 박사 연구팀이 ‘테라피저널’(1999년)에 발표한 논문 ‘파로틴이 인슐린 저항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파로틴이 제2형 당뇨병의 발병과 진행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인슐린 분비는 정상적이나 인슐린이 포도당을 세포조직으로 운반하는 기능을 상실한(인슐린 저항성) 당뇨 환자에게 파로틴을 투여했더니 뚜렷한 부작용 없이 인슐린저항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나이 들면 파로틴 분비량 감소

파로틴의 분비량은 침의 분비량과 비례한다. 일반적으로 침 분비량은 잠자리에서 일어난 후 서서히 증가된다. 안정된 상태에서 분당 0.5㎖ 정도 분비된다. 하지만 음식을 씹으면 분비량이 급격히 증가해 분당 4㎖에 달하게 된다.

침 분비량은 25∼30세를 지나면서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노인들이 ‘입안이 바싹바싹 마른다’고 말한다.

다행인 점은 침은 적절한 자극만 있으면 언제든지 분비된다는 것. 음식을 먹지 않아도 적절한 자극만 주어지면 침은 저절로 분비된다. 침이 분비되는 샘은 큰 침샘과 작은 침샘으로 나뉘는 데 침의 대부분은 귀밑샘, 턱밑샘, 혀밑샘 등 세 쌍의 큰 침샘에서 나온다. 파로틴은 귀밑샘(耳下腺)에서만 분비된다.

■노래하는 입에 파로틴 넘쳐

귀밑샘을 자극해 파로틴을 많이 분비시키는 방법이 있다. 옛 문헌을 참조하면 혀끝으로 잇몸 전체를 마사지해주거나(연진법·嚥津法) 입술을 가볍게 다문 후 윗니와 아랫니를 서로 부딪쳐 주는 것(고치법·叩齒法)이다. 물론 너무 심하게 부딪치면 치아를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닿을 듯 말 듯 하는 정도로 해야 한다.

‘랄라라’하고 반복해서 노래 부르면 자연스럽게 입에 침이 고인다.
틈나는 대로 입안에서 혀를 굴려도 좋고 껌을 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턱을 너무 과도하게 움직여 오랫동안 씹으면 턱근육이 발달해 사각턱이 될 수도 있으니 살짝살짝만 씹어주자.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음식을 꼭꼭 씹어 먹는 것이다.
‘물도 씹어 먹는다’는 생각으로 모든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씹자. 밥을 먹을 때도 단맛이 느껴질 때까지 씹으면 좋다.

(도움말: 요요치과 강남점 김태성 원장·원데이브라이트치과 황유숙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