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태국 비상사태, 바트화 폭락 경제 ‘흔들’

채지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태국의 수도 방콕 일원에 2일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정국이 혼란에 빠지면서 경제가 마구 흔들리고 있다.

이미 높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경제성장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태국경제가 설상가상으로 반정부 시위라는 악재를 만나 사면초가에 직면한 모습이다.

최근에는 인플레이션보다 정치적 불안이 경제에 더 위협이 되고 있다고 태국 중앙은행이 밝혔을 정도다. 아차나 와이쾀디 부총재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태국 경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정치적 불안 요소들은 이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실제로 지난 5월 25일 시위가 시작된 이래 태국증시 SET지수는 23% 급락했다. 불안을 느낀 외국투자자들의 태국 주식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만 증시에서 3억2300만달러의 외국자본이 유출됐다.

같은 기간 바트화는 달러화에 대해 6.7% 하락해 9개월래 최저지를 기록 중이다. 계속되는 주식 매도세는 바트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면서 지난해 달러당 29바트에 달하던 것이 지금은 34바트대로 가치가 떨어졌다.

또 국가신용도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태국과 연계된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스프레드도 7주 만에 최고치인 142.5로 치솟았다.

이처럼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바트화 가치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자 일부에서는 지난 1997년의 외환위기가 다시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급증하고 있는 형편이다. 태국의 외환보유액은 5월 말 1064억달러에서 지난달 22일 현재 1017억달러로 줄었다.

아울러 경기둔화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 7월 물가상승률은 9.2%에 달해 1998년 이후 가장 빠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이미 두 번이나 금리를 인상한 중앙은행은 상황이 악화되자 또다시 0.50%포인트가량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2·4분기 경제성장률은 1년 만에 처음으로 둔화되며 5.3%에 그쳤다. 수출 증대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까닭으로 중앙은행은 지금과 같은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세가 지속된다면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업환경도 점차 악화되면서 지난 상반기 월평균 파산건수가 1149개이던 것이 6월에는 1681개로 증가했다. 특히 태국을 대표하는 산업인 관광업이 큰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위대의 점거 농성으로 한때 일부 공항이 폐쇄되기도 하는 등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6%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태국 정부가 방콕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국민민주주의연대(PDA)는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면 또다시 공항을 점거하겠다고 위협하고 있고 친정부 시위대와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채지용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