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株 환율 올라도 지지부진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가치는 하락)하고 있지만 수출주들이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수출업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수출주의 주가가 오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환율 상승에도 수출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감 때문에 수출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3일 코스피시장에서 상반기 환율 수혜주로 부각됐던 전기전자업종지수와 자동차, 조선이 포함된 운수장비업종지수는 전일보다 각각 3.20%, 2.62% 상승했다. 이날 상승은 단기 하락폭이 컸던 데 따른 자율적 반등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올 들어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5월 15일 7834.84에서 이날 5185.16을 기록하며 2600포인트 넘게 빠졌다. 운수장비업종지수도 지난 5월 19일 1752.63에서 이날 1229.80에 장을 마치며 522.83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달러당 14.50원 급등한 1148.5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1160원대에 다가서기도 했다. 4거래일간 66.70원 치솟으면서 2004년 10월 7일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 28일 1006.00원에 비해서는 한 달 동안 142.50원이 뛰었다.
통상 환율 상승은 수출 채산성을 개선해 전자, 자동차, 조선 등 수출 비중이 큰 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환율 급등보다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선행했고 환율 효과도 예전과 같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CJ투자증권 김승한 연구원은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고 해도 수출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미국 경제가 좋아서 달러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유럽과 일본경제가 더 빠른 속도로 악화되면서 달러강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원론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수출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맞지만 글로벌 수요를 같이 봐야 한다”며 “글로벌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환율의 긍정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는다면 높아진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기전자(IT) 대형주와 자동차주가 다시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하이닉스는 11.05%(1900원) 급등한 1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고 LG전자(4.81%), 삼성SDI(5.81%), LG디스플레이(2.86%), 삼성전자(1.93%)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수출주인 기아차가 6.61% 상승했고 현대차도 0.57% 올랐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세계 경기가 안 좋은 상황이어서 수출 경기가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해도 환율 상승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IT, 자동차, 조선 등 수출주들이 1차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지금까지 환율이 급등한 것은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의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환율이 시장 전반에 악재가 된 셈이지만 환율 급등세가 진정이 되면 평균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IT 등 수출주에 대해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이창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