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미 모기지 구제 금융,남의 일 아니다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마침내 모기지 시장의 근간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역사상 최대 규모인 2000억달러를 투입해 정부 관리체제로 편입시키기로 결정했다. 두 회사의 규모가 워낙 크고 미국뿐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과 밀접하게 얽혀 있어 둘 중 한 업체라도 무너질 경우 상상을 초월한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컸던 터라 다행스럽다. 양사의 채권을 상당한 규모로 보유한 한국은행은 물론 해외 중앙은행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세계 금융시장이 위기를 넘긴 셈이다.

미국 정부가 한 몫에 대규모로 공적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한 전략도 바람직하다. 헨리 폴슨 미 재무부 장관은 며칠 안에 10억달러씩 모두 20억달러를 투입해 양사의 선순위 우선주를 매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대 2000억달러를 투입할 방침이지만 우선 양사가 시장에서 신뢰를 되찾고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양사의 경영권을 미국 정부가 갖게 되면 채권 발행이 수월해져 정상적인 모기지 영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잘만 되면 예상보다 작은 규모의 공적자금 투입으로도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세계 금융시장의 잠재적인 위기를 넘기기는 했지만 패니매와 프레디맥 사태가 ‘강 건너 불’만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양사의 채권을 보유한 한은이 손해를 입지 않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건설업체의 부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국내 환경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 규모는 15만호에 가깝고 이 시장에 잠겨 있는 자금이 4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분양이 늘어나면 건설업체에 투입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70조원에 이른다는 전체 PF 규모 중 25%나 차지하는 소형 저축은행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봐야 한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8일 899개 PF사업장에 대해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고 결과에 따라 건전성 강화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