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의 승자와 패자
【뉴욕=정지원특파원】미 연방 재무부가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국유화를 위해 2000억달러라는 사상 최대규모의 구제금융을 실시하고 나선 가운데 이로 인한 파급효과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정부지원기업 국유화; 승자와 패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 정부의 이번 조치로 ‘웃는 자’와 ‘우는 자’를 구별했다.
먼저 미 정부의 개입에 따른 가장 큰 혜택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발행한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에게 돌아갔다. 한국과 인도, 중국, 대만 등 두 회사의 채권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미 정부가 채권에 대한 상황을 보증하기로 함에 따라 그동안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주가 폭락을 예감한 숏셀러들도 국유화에 따른 수혜자로 구분됐다. 헨리 폴슨 미 재무부 장관도 이번 사태의 승자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FT는 “지난 3월 베어스턴스 사태 당시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은 폴슨 장관이 이번에는 정확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함으로서 시장의 안정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FT는 또한 전통적으로 정부지원기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온 공화당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우, 일단 표면적으로는 패자로 보이지만 엄청난 퇴직금을 받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승자’로 분류됐다. 패니매의 다니엘 머드와 프레디맥의 리차드 사이론 최고경영자(CEO)는 각각 930만달러와 1,410만달러에 달하는 퇴직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위기에 이득을 챙기는 부류가 있는 반면, 엄청난 손실을 입은 사람들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주주들이 그 대표적인 예로 이번 국유화 발표로 인해 주식의 가치가 거의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 두 회사의 주가는 올들어 무려 90%가 급락했다.
특히 투자회사 레그 메이슨의 빌 밀러는 지난주 3000만주에 달하는 프레디맥 주식을 추가도 사들여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됐다.
한편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미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최고의 투자자로 꼽히는 워렌 버핏은 한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국유화 조치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한 몫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채권왕’ 짐 로저스 회장은 “무능하고 부도덕한 자들을 위해 국가의 부채를 두 배로 늘리는 행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