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국산 후판 가격 내림세 국내 중소형 조선사 숨통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상반기 연일 치솟았던 중국산 선박용 후판(두꺼운 철판) 가격이 최근 조정기에 들어섰다.

현재 중국산 선박용 후판의 국내 오퍼가는 t당 1400달러 선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중소 조선사들의 경영난도 일정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9일 전량 중국산 후판에 의존하고 있는 한 국내 중소 조선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 가격은 지난 5월 t당 1500달러를 넘나들었으나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 철강업체와 협상에 들어가면 1250달러까지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선박용 후판은 기본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들이 국내산과 일본산 후판을 확보한 반면 중소 조선사들은 국내 공급량이 부족해 자연히 비싼 중국산 후판을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대형 조선사들과 달리 협상력도 부족해 중국 측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비싸게 거래하고 있다.

산은경제연구소 임재묵 연구원은 “상반기 중국산 후판 가격 인상으로 국내 중소 조선사들이 자금압박에 시달려 선박 발주처와 가격 재협상을 고려할 정도였다”며 “원가연동제가 적용되지 않는 선박 건조의 경우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산 후판 가격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이 안도하고 있다.

차이나이스틸에 따르면 실제로 중국의 후판 내수가격은 7월 마지막 주에 t당 7161위안(상하이 지역 기준)을 기록한 후 지속적인 하락세로 9월 첫째주엔 t당 6721위안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수가격과 수출가격은 t당 300달러 이상 큰 차이가 나지만 중국 내수가격이 하락할 경우 수출가도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조선업체 부진으로 후판 사용 줄어

전문가들은 이같이 중국의 선박용 후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주된 이유로 ‘중국 조선업계의 후판 사용 감소’를 지목했다.

올림픽 기간에 중국 당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공장 가동이 중단돼 상대적으로 수입량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중국 조선업체가 원자재난과 기술력 부진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수주량을 늘려 ‘소화불량’에 걸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주효하다. 결과적으로 중국 조선업체의 부진으로 후판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철강업계가 내수 부진을 딛고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메리츠증권 신윤식 연구원은 “내수 가격이 급락하자 중국 철강업체들이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중국의 7월 철강재 수출량은 721만t으로 전월 대비 74% 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국산 후판가에 대한 시장의 인내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점도 가격 하락의 또 다른 이유로 분석된다.

대우증권 전승훈 연구원은 “대형 조선사들이 중국산 후판을 1400∼1550달러에 사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국 철강사들이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국내산이나 일본산에 비해 비싼 중국산에 대한 불만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그간 지목돼 온 중국산과 일본산 간 가격 역전현상도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향후 전망

최근 중국이 철강제품의 증치세 환급을 완전 폐지하고 수출세를 인상하는 등 수출억제 강화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돼 중국산 후판 가격의 불안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가 후판 공급 부족의 고비라고 전망한다.

대우증권 전승훈 연구원은 “내년 1·4분기를 넘기면 국내 철강사와 중국의 메이저 철강사들이 후판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어 점차 수급여건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조은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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