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리포트 출발부터 진통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소비자단체를 통해 공개키로 한 제품의 가격 및 품질 테스트 정보에 대해 업계가 객관성을 상실했다고 주장, 갈등에 직면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10일 자외선 차단제에 표시된 자외선차단지수(SPF) 공개를 시작으로 총 5개 품목의 가격과 품질테스트를 연말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처음으로 발표된 자외선 차단제의 SPF를 놓고 업계가 측정방법에 이의를 제기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실험방법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출발부터 객관성 논란에 휩싸였다.
소시모는 연말까지 화장품, 인터넷 보안 소프트웨어 등 총 5개 품목의 가격과 품질 테스트 정보를 발표하고 공정위는 이를 모아 한국판 소비자리포트를 제작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공정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소시모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6개 자외선 차단제품의 SPF를 국제 SPF 검사방법으로 검사한 결과 에스티로더와 더페이스샵, LG생활건강 등 3개사의 제품이 표시된 지수보다 낮게 측정됐다고 밝혔다.
더페이스샵의 ‘내추럴 트리플 액션 선블록크림 SPF50+ PA +++’의 SPF는 34.7로 표시보다 42.2%, LG생활건강의 ‘오휘 퍼펙트 선블록 레드 SPF 50+/PA+++’는 41로 표시보다 31.7% 낮게 나타났다. 에스티로더 ‘사이버 화이트EX SPF 50/PA++’의 경우 측정된 SPF가 37.3으로 표시된 것보다 25.4% 낮았다.
또 자외선 A, B가 고르게 차단되는지에 대한 자외선 차단효과 균형 검사에서는 6개 제품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번 검사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제소비자연구검사기관(ICRT)의 지원으로 국제전문실험기관에 의뢰, 실시된 것으로 검사방법은 국제SPF검사방법2006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검사방법이라고 소시모 측은 밝혔다.
그러나 해당 업체들은 검사방법에 따라 자외선 차단지수 값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같은 50으로 표시된 제품이라도 용량 기준에 따라, 중량 기준에 따라, 또는 어떤 시험방법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표시된 50의 지수가 나올 수도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
현재 자외선 차단지수는 식약청 고시에 따라 심사를 거쳐 표시하도록 되어 있는데 식약청은 자외선 차단제 심사시 국제SPF 검사방법과 식약청 고시에 따른 검사방법, 미국 FDA 검사방법 등을 인정해주고 있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소시모가 분석의뢰한 유럽 사설기관(ICRT)은 공인된 기관이 아니다”며 “식약청의 시험법과도 달라 동일한 제품효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재실험을 요구했다.
LG생활건강 측도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단일 시험법이 존재하지 않는 한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한국 정부가 규정한 품질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LG생활건강은 식약청에서 규정한 자외선 차단제의 품질 기준을 철저하게 준수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문은숙 소시모 기획처장은 “소비자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살 때 지수를 보고 선택하는데 결과가 차이 나면 소비자들이 지수를 보고 선택할 수 없게 된다”며 “업체의 주장대로 검사방법에 따라 자외선 차단지수 값이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 검사방법을 통일해야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식약청 관계자는 “검사 결과를 자세히 검토하기 전에는 뭐라 평가하기는 이르다”며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실험방법이나 설계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리포트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조사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며 “객관성을 잃은 조사가 소비자리포트에 인용돼 해당 기업들이 피해를 보는 일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객관성 있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고은경 박신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