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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전자거래시스템 도입 서둘러야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채권이 최근 금융시장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채권 전자거래시스템을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야후 메신저’나 일명 ‘호가방’ 등을 통해 은밀히 거래되는 채권시장을 양지로 끌어내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선 전자거래시스템 도입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전자거래시스템이란 다수의 매도자와 매수자가 참여, 공개된 공간(플랫폼)에 각각 호가를 제시하고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로 미국, 유럽,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미 활성화돼 있다. 한마디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활용해 주식을 거래하는 것처럼 채권에도 똑같이 적용한 것이다.

국내의 경우 장내시장에서 전자거래시스템이 활용되고 있지만 장내시장은 전체 채권거래량의 10% 정도로 미약한 상황. 특히 장내시장 거래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채의 경우에도 프라이머리 딜러(국채인수단)에 대한 인센티브 때문에 참가자들이 마지못해 장내에서 최종거래만 체결할 뿐 실제 가격(금리) 흥정이나 물량 결정은 거의 대부분이 장외에서 전화나 메신저로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

아이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 김형호상무는 “지금 채권시장은 한마디로 당사자가 모두 책상에 앉아 있지 않으면 거래가 되지 않는 비효율적이고 폐쇄적인 구조”라면서 “전자거래가 도입되면 다수가 참여해 매도·매수 호가를 제시하기 때문에 채권가격이 공정하게 평가되고 거래확률도 높아져 시장에 유동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채권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등에 머물러 있는 100조원가량의 대규모 단기자금을 채권시장으로 유도, 기업자금 조달이 쉬워지는 등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KIS채권평가 김미희 팀장은 “전자거래시스템이 채권시장에 도입될 경우 매도자-매수자의 중간에서 호가를 조정하는 브로커들의 수수료 수입이 줄거나 아예 없어져 채권거래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게다가 50억원, 100억원 등 기존의 거래단위보다 크기가 줄어 전체적으로 거래량도 늘고 시장에서 배제됐던 일반인들의 참여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중간브로커가 받는 거래수수료는 3년물이나 5년물의 경우 통상 1만원당 1원 정도로 100억원짜리 채권이면 100만원이 브로커 수수료로 나간다.

한국증권업협회 이한구 채권시장팀장은 “외국의 경우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채권 전자거래 플랫폼에 출자하고 실제 시장을 주도하는 등 채권시장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의 국제화를 위해서도 채권시장에 전자거래제도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행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의 경우 유사시설 개설을 금지하고 있어 채권시장에 전자거래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고 있는 실정이다.

김형호 상무는 “일본도 국내와 같은 법규가 있었지만 유권해석을 통해 채권시장에 전자거래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면서 “이는 마치 ‘전봇대 해프닝’과 같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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