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주택’ 늘려 주거시장 안정 꾀한다
정부의 9·19 주택공급정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민용 주거 공급을 늘리겠다는 데 대해서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최근까지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 내집 마련 계획을 포기했던 서민들에게 다양한 서민용 주택 공급을 늘려 주거안정을 꾀하는 방향을 옳다는 생각이다.
■서민용 주택 공급 확대 ‘바람직’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저소득층과 고소득층간의 구매력 차이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소득층의 내집마련은 더욱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주거복지 차원에서 다양한 형태의 서민용 주택 공급을 늘리는 ‘보금자리주택 건설 방안’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존 지분형 분양을 변형한 ‘지분형 임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는 돈 없는 서민도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보는 데 비해 종전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와 돈을 나눠 내는 것을 제외하고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도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지분형 임대도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분양전환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라면서 “결국 어느 곳에 어느 정도 분양가에 공급하느냐가 문제인데 서민들이 만족할 만한 가격에 공급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서민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환경단체는 물론 많은 도시계획 전문가들도 도시 연담화(도시와 도시가 붙는 현상) 방지와 환경 등을 고려해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지 보상을 둘러싸고 공공기관과 원주민간의 갈등도 예상된다.
JMK플래닝 진명기 사장은 “그린벨트 해제 대상 지역은 땅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체 시장 영향은 ‘미지수’
이번 공급 대책은 당장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전망이다. 미분양이 공식집계로만 14만가구가 넘는 상황에서 대규모 공급 확대 계획을 밝힌 것은 오히려 시장을 더 어렵게 할 것으로 관측하는 전문가가 많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건 미분양 대책과 시장 활성화 방안인데, 공급확대 계획을 발표한 것은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면서 “10년간 매년 50만가구씩 50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총론’에 따르는 구체적인 ‘각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론을 통해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등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공급계획에 대해 정부가 이미 있었던 기존 공급계획을 ‘짜맞추기식’으로 종합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하는 전문가도 있다. 광역재정비를 통해 서울 12곳을 포함 뉴타운을 대폭 새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전상훈 뉴타운사업기획관은 “국토부가 발표한 내용 중 서울에서 새로 지정할 계획이라는 뉴타운 12곳은 4차뉴타운이 아니라 서울시가 이미 지정한 26개 뉴타운 중 시가 자체적으로 균형발전지원조례로 지정한 곳”이라면서 “이번에 도시재정비촉진법에 적용받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전예약제도 도입 ‘글쎄’
사전예약제도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우선 이 제도가 실시되면 인기지역에만 쏠리는 청약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아울러 당첨자가 나중에 분양받지 않을 경우 재당첨금지를 시킬지 등에 대한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 사전 예약을 통해 장기간 기다린 수요자가 있는데 분양이 지연되거나 분양가가 상승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그 책임선은 어디까지 지게 될지 등도 풀어야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견본주택을 지어 놔도 분양이 안 되고 입주시 분쟁이 있는데 평면 설계도 없이 집을 예약하라고 하면 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청약 예·부금 가입자 반발 클 듯
청약자격을 놓고 반발도 예상된다. 보금자리 주택이 청약저축 가입자 몫으로만 배정돼 서울기준 300만원짜리 청약예금과 청약부금 가입자들은 청약기회가 없어 반발 예상된다는 것. 특히 지난해 9월 도입한 청약 가점제 하에서 청약가점을 쌓아온 장기 무주택 청약예금 및 부금 가입자들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공영개발 확대에 따라 서울 은평 뉴타운이나 송파(위례)신도시,경기 광명역세권 등 인기단지 중소형이 청약저축자에게만 공급되고 있는 현실에서 보금자리 주택까지 청약저축자에게만 배정될 경우 소액 청약예금 및 부금 가입자들은 상대적 큰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최근 일고 있는 청약예금 및 청약부금 통장 해지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청약통장을 신규로 가입할 때는 앞으로 공급물량이 많은 청약저축 통장을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일한기자
■사진설명=정부의 9·19 대책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와 시장에서는 공급확대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총론'에는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지분형 임대주택과 사전예약제 등 각론에 대해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