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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코스닥 탈출?’..주가 영향 미칠까

안만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19 20:59

수정 2014.11.06 00:20



코스닥 대장주 NHN이 코스피 시장으로 상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NHN 주가는 전일에 비해 4.30%(8900원) 상승한 1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로 이전하게 되면 기관 투자가나 인덱스 펀드 등에 편입될 수 있어 수급 여건이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동안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한 기업들의 주가를 살펴보면 코스피로 이전이 결코 주가 상승과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이전과 주가 상승은 별개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한 28개 기업 중 14개 기업 주가(9월18일 기준)는 오히려 코스피로 옮긴 이후 주가가 떨어졌다.

특히 올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한 LG텔레콤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였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코스피 이전 이후 주가가 35%나 하락했지만 LG텔레콤은 12% 올랐다. 또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는 지난 2003년 5월 코스피로 이전했지만 성장성 우려로 주가가 67%나 폭락했다.

이에 따라 NHN도 ‘코스피 이전=주가 상승’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NHN 주가가 하락한 것은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지 시장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30만원 갈때는 (코스닥)시장을 지키겠다고 자신하던 사람들이 (주가가)반토막이 나니 시장 탓을 하는 게 과연 온당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홍종길 연구원은 “시장을 옮겨간다고 회사 펀더멘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수급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성장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주가 상승에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탈출행 봇물 이루나

NHN이 코스피로 이전할 경우 코스닥 시가총액의 10%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NHN 시가총액이 코스닥 시총 2위부터 10위까지 합친 것과 엇비슷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현재 NHN 시가총액은 7조원을 넘고 있다.

문제는 NHN이 빠져나갈 경우 코스닥 시장은 ‘마이너리그’라는 이미지를 고착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스닥 우량 상장사들의 코스피 행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올들어 LG텔레콤, 아시아나항공 등이 코스피행에 몸을 실은 이후 잠잠하던 코스닥 ‘액소더스’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오경택 연구원은 “NHN의 코스피행이 다른 코스닥 상장사들의 추가 이탈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코스닥 시장에 팽배하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NHN은 코스닥시장과 성장을 같이 해온 대장주로서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코스피시장으로 옮겨가면 코스닥 쪽에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시총이나 거래대금 면에서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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