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칼럼] 경제정책 ‘열매’가 중요하다/남상인 부국장 겸 산업 1부장

파이낸셜뉴스

대내외 악재에 발목이 잡혔던 정부가 최근 굵직 굵직한 정책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지난 8월 ‘국가에너지 기본계획(2008∼2030년)’이 발표됐다. 국가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저탄소 청정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이다. 석유 이후의 시대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정책 비전으로 20년간 111조50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 재도약’이라는 부제가 붙은 ‘2008년 세제개편(안)’ 세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개편안에는 소득세 인하, 유가환급금 지급, 법인세율 인하, 중소기업지원 확대 등이 총 망라돼 있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민주거안정을 위한 도심 주택공급 활성화 및 보금자리주택 건설방안’을 내놓았다. 차기 정권인 2018년까지 향후 10년간 120조원을 들여 매년 50만가구씩 총 500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그린벨트와 구릉지, 산지 등 100㎢를 풀어 2018년까지 서민용 보금자리 주택 150만가구를 짓는다고 한다.

에너지와 주택사업 등은 기본적으로 100조원 이상 각각 투자해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그런데 정작 실천을 담보할 수 있는 재원마련 방안이 빠져 있어 아쉽다.

또 21일에는 국방부가 서울 여의도 면적의 72배에 달하는 전국 38개 지역의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해제, 22일부터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 전국 38곳 2억1290여만㎡ 규모다.

22일에는 정부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신성장 동력보고대회’를 열어 에너지, 환경, 수송시스템, 뉴 IT, 융합신산업, 바이오, 지식서비스 등 6대 분야 22개 신성장 동력에 향후 5년간 99조4000억원을 투자, 88만명을 새로 고용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녹색 신성장 산업의 원천 기술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집중 지원을 약속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앞서가는 정책이다. 산업구조나 규모로 볼 때 우리가 앞장서 주도하거나 단기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분야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직 활성화 되지 못한 초기단계의 산업이다. 녹색성장으로 인한 규제강화로 굴뚝산업은 손실 감수와 희생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세계가 아직은 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만큼 효율성이 높은 대체 에너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기업이 클린에너지 사업에 적극 나서는 이면에는 부동산 확보의 부수적 메리트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클린에너지 사업은 특성상 대규모 부동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녹색사업을 내세우면 부동산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현재의 적자 구조를 훗날 땅값 인상으로 보전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을 짓는 것과 녹색성장 중시개념이 충돌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장기주택공급 계획은 22일 당정 종합부동산세제 정책협의에 앞서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필요에 의해 발표한 것으로 이해된다. 집값 인상에 대한 불안심리를 걷어낸 후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얼어붙은 주택시장은 수요와 거래를 녹여 공급이 따르도록 해야 한다. 공급 확대 발표만으로 주택공급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15만호 정도의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외면한 채 대량 공급정책에만 치중한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부처마다 지난 정권에서 심어놓은 규제 전봇대 뽑기에 올인하고 있다. 하지만 개선을 피부로 느끼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국민들의 경제대통령 기대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은 훗날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만큼은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유가 등 국제 원자재값 상승과 국제금융시장 환경의 악화 등 경제 회생에 불가항력적인 난관이 있더라도 경제대통령의 태생적 운명을 바꿀 순 없다.

국민들은 어려운 외부환경 때문에 경제를 살리는 것이 다소 늦춰지는 것까지는 용인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기대는 어렵다.

어제 열린 신성장동력보고대회는 5년 안에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있는 단기정책 중 하나로 보인다. 실효성 있는 더 많은 단기정책에 올인해 내수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쑥쑥 늘어나는 것을 정부가 보여줘야 한다. 임기 안에 높은 경제적 성과를 내는 슈퍼맨 대통령을 누구나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외생변수로 경제가 위축될 수록 국민의 기대는 되레 커진다.

상당수 비판적 보수 지지층은 벌써 경제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접고 돌아설 채비를 하고 있다. 서민들은 개선된 경제 상황을 피부로 느끼고 싶어 한다. 보금자리주택의 대량 공급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경제성장으로 일자리가 창출되고 성장의 혜택을 입어야 소형주택에라도 입주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제 대통령이 평가받아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지지층을 잡아둘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다. 돌아서려는 사람들은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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