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종부세 완화,부자만을 위한 것인가

파이낸셜뉴스

정부와 여당이 이른바 ‘세금 폭탄’으로 불리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기준을 높이고 세율을 낮추는 개정안에 합의한 것을 계기로 다시 부자와 가난한 자로 편을 가르는 논쟁이 다시 일고 있다. 특히 종부세 도입을 주도한 열린우리당의 후신인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 강남) 부유층에만 혜택을 주는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집권 5년 동안 거의 모든 사안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기득권층과 소외계층의 2분법으로 재단했으며 그 대표적 결과가 바로 종부세라고 봐 틀리지 않는다. 겉으로는 부동산 투기를 잡고 집값을 안정시킴으로써 서민 주거 안정을 도모한다고 했으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이 기간에 아파트 가격은 폭등을 계속했다. 집권 말기에 주택가격이 안정되기 시작한 것은 종부세 효과가 아니라 주택담보 대출 규제에 따른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종부세는 한 마디로 말해 조세원칙에 어긋나는 이념적 세금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편법적으로 도입된 일종의 부유세가 바로 종부세다. 야당은 종부세 완화가 부유층을 위한 혜택이라고 하지만 종부세 부과 대상자 가운데 연소득 4000만원 이하가 35%나 되는 점을 생각할 때 부유층만의 혜택론은 빛을 잃는다. 설령 종부세 납부자 모두가 부유층이라 하더라도 ‘국민 단 한 명이라도 능력에 과하거나 순리와 원칙에 맞지 않는 세금을 내서는 안 되며 과도한 세금은 어느 지역에 살든 조정돼야 한다’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회 답변은 백번 옳다.

따라서 민주당이 ‘폭탄급’의 현행 종부세를 고수하려면 그 동안의 종부세 효과와 순기능을 분석해 정부 여당의 논리에 맞서야 한다. 지난 4년여 동안 되풀이 해온 ‘부유층과 서민층’을 편 갈라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고식적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정당으로서의 입지는 더욱 더 좁아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노무현 정부 5년은 바로 이러한 이분법을 앞세운 ‘이념정치 기간’이었으며 그 폐해가 지금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더 이상 부유층만의 혜택이라는 논리가 먹히지 않게 되었다는 뜻이다. 조세원칙을 왜곡시킨 종부세는 궁극적으로 폐지돼야 할 악법의 하나며 이번 완화 개정은 그 시발점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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