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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북] ‘소비자 뇌’ 알아야 기업이 성공한다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1 16:36

수정 2014.11.05 12:24



■세상을 소비하는 인간, 호모 콘수무스(김민주 지음/교보문고)

누군가 그랬다. 똑같은 한 권의 책이라도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이나 의식에 따라 그 재미는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이다. 맞는 얘기다. 배고플 때 먹는 라면과 배부를 때 먹는 라면의 맛은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고객(Customer)과 소비자(Consumer)도 마찬가지다. 경영학자들은 기업의 관점에서 그 회사의 상품을 사서 사용하는 사람을 고객이라고 부른다.
반면에 그 회사의 상품을 아직 사지 않았다면 그냥 소비자로 통칭한다. 더구나 고객도 자세히 보면 또 나뉜다. 구매하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이 다를 수 있어서다. 가령 아이들이 사용하는 상품을 엄마가 구매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때는 구매자(buyer)와 최종사용자(end user)로 분류한다. 이럴 때 ‘소비자 조사’는 참 복잡하다. 곤혹스럽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소비자를 분석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몹시 헷갈린다. 그래서다. 다양한 ‘소비자 분석의 툴’이 기업의 지속과 성장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어디 기업만인가. 옛사람도 ‘사람 속’이 무척 궁금했다. 하여 ‘마음’이 과연 어떻게 생겼는지를 추적하다가 ‘심장’이 바로 ‘사람 속’이라고 결론을 유추했다. 심장의 모양을 따서 만든 한자가, 즉 ‘마음’을 뜻하는 ‘심(心)’이 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엔 달라졌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나 감정 변화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측정한다. 도대체 왜 소비자가 그런 것인지를, 뇌촬영기술의 발달로 직접 소비자의 심리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뇌신경과학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뉴로 마케팅’이다. 성공적인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뇌에 이젠 정통해야 한다. 오늘날 행동경제학과 신경경제학이 크게 주목을 받게 된 이유이다. 그런 까닭에 소비자 분석은 과거의 ‘심장’이 아니고 지금부터는 ‘뇌’가 정답이다. 참고로 인간의 뇌는 생존과 본능을 관장하는 뇌간, 감정을 통제하는 변연계, 그리고 이성을 통제하는 대뇌피질로 크게 나뉜다고 한다. 이러한 과학적인 방법을 도입한 덕분일까.

경제적 인간 즉 ‘호모 에코노미쿠스’로는 소비자 분석이 그 한계를 드러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서 경제학과 경영학과 마케팅을 전공한 김민주씨는 저서 ‘세상을 소비하는 인간, 호모 콘수무스’(교보문고)에서 자신의 이력이 돋보이는 경제의 진화, 비즈니스의 진화, 소비자의 진화에 대해 주로 말한다. 말하자면 저자는 “소비는 인간의 중요한 특성이고, 소비자는 마케팅의 분석 대상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진화는 관심거리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와 함께 그는 “소비자인 개인과 생산자인 기업은 서로 같이 진화, 즉 공진화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진화도 이목을 끌었다”고 밝힌다.

이러한 진화의 개념에 착안해서 책으로 묶어진 것이 ‘세상을 소비하는 인간 호모 콘수무스’이다. 이 책은 크게 3부(소비 인류는 진화한다, 새로운 소비 인류가 출현한다, 소비 인류의 미래를 말한다)와 부록(미래의 마케팅 키워드, 뉴로 마케팅)으로 구성돼있다. 소비자 분석과 성공적인 마케팅 완수를 위해서 기업활동에 필요한 자료와 분석이 만만치 않은데다가 날카롭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매력적이다. 그러면서 창조적인 시장의 기회도 제공한다.


소비의 개인주의를 반영한 게임기의 변화(플레이스테이션2와 닌텐도 DS 라이트)도 그렇고 소비의 자기표현을 드러낸 개성 표현의 대표적 제품(현대차 i30)의 자료는 무척 읽기에 흥미롭다. 특히 남과 다른 나만의 것, ‘튜닝’(81쪽)의 분석은 아주 날카롭다.
그러나 독자가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서는 맛있는 책읽기 혹은 지루한 책읽기는 각오해야 할 것이다.

/심상훈 작은가게연구소장ylmfa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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