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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본격화..각국 금리인하 ‘만지작’

유정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2 15:44

수정 2014.11.05 12:17

금융위기로 흔들리던 월스트리트에 집중됐던 시선들이 이제는 온통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에 집중되고 있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미국과 유로존, 일본 등 주요국 경기가 일제히 급랭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아껴뒀던 금리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를 기정 사실화 하고 있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1일(현지시간) 내다봤다.

자산관리회사 블랙록 역시 “구제금융법안의 효과 유무를 떠나 경기침체 우려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초 두 번이나 금리인하에 반대했던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신용상황이 더욱 악화돼 경제가 위험에 빠진다면 금리인하에 표를 던질 것”이라며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로이터통신도 “경기 전망이 악화되면서 중앙은행들이 통화 정책을 성장 촉진 쪽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이 금리인하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금융위기로 인한 실물경제의 타격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표로 나타낸 경제 현황이 상상을 초월하는 ‘쇼크’ 수준이었던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9월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49.6에서 43.5로 하락했다 7년만에 최저치이며월간 하락폭으로는 24년만에 최대 수준이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하는 제조업지수는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로 50 아래로 떨어지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내수를 지탱하는 제조업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자 “미국 경제가 수 개월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기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경기후퇴와 맞서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유럽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로존의 9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하회하는 45를 기록, 근 7년만에 최저 수준에 다다랐다. 특히 영국의 경우 9월 PMI가 41까지 곤두박질치며 사상 최저치를 갱신했다.

경기악화로 인해 치솟고 있는 실업률도 심각하다. 유럽통계청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유로존의 8월 실업률은 7.5%로 지난해 12월 이후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유로존에는 116만명이, 유럽 전체 지역에서는 165만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스페인 인프라 전문기업 FCC의 발도메로 팔콘스 대표이사는 “유럽의 경제 지표 악화가 심각하다”며 미국이 회복하는데 1∼2년 걸린다고 하면 유럽은 최소한 2∼3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급격한 경기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은 성장률 전망의 하향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은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1.2%에서 0%대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수출이 적자로 돌아서고 단칸지수가 5년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현재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경기후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nanverni@fnnews.com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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