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자사주 헐값매입 늘어..“나도 따라 사볼까”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2 17:13

수정 2014.11.05 12:16



최근 주가가 폭락하며 국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화를 위해 자주 사용되는 방법으로 특히 요즘 같은 불안정한 주식시장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정부도 지난 1일 자사주 매입 한도를 현행 1%에서 10%로 늘리는 방안을 실시하겠다고 밝혀 자사주를 사들일 수 있는 여력이 높은 종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 하락기에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들의 주가가 코스피 대비 평균 수익률이 높아 지금과 같은 시기에 유효한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업들 자사주 매입 잇따라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코스피 기업이 9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원은 지난달 23일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 266만6000주를 20억원에 12월 26일까지 취득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서원의 계열사인 대창공업도 이날 자사주 289만8000주를 취득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우기술은 12월 15일까지 90만주를 41억8500만원에 취득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11일 공시했다. 또 크라운제과는 23억원을 투자해 5만주를 취득키로 했고, 광동제약은 12월 12일까지 자사주 100만주를 사들일 예정이다.

동양제철화학은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동양제철화학은 12월 8일까지 34만2000주를 1002억원에 취득할 계획이다.

현대증권도 353억원을 들여 자사주 340만주를 사들이고 메리츠증권은 100억원 규모(900만주)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재벌 일가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은 지난 7월 15∼22일 신세계 주식 5만6500주를 모두 280억원에 사들여 지분율을 16.18%에서 16.48%로 늘렸다.

SK그룹의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과 박영호 SK㈜ 사장은 올해 각각 자기회사주식 2500주와 1600주를 사들였다.

■자사주 매입 주가 영향은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자사주 취득 신고서 제출일을 기준으로 5일 후, 25일 후, 75일 후의 수익률은 각각 1.9%, 3.8%, 11.0%로 같은 기간 코스피 평균 수익률 0.4%, 2.1%, 4.8%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증시 하락기인 지난 2000년과 2002년의 경우도 자사주 매입 기업의 주가 수익률이 코스피 평균 수익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이재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증시 하락기에 더 많이 증가했다”며 “주가 상승기보다 하락기에 매입하는 경우에 코스피 수익률을 웃도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대부분 지분율이 낮고 자사주 매입의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이 충분한 기업들 중에서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고 부채비율이 낮으며 펀더멘털(기초체력)상 수익성이 기대되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주가 부양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주가 하락폭이 클수록 자사주 매입과 같은 이슈에 빠르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도 “정부가 하루 자사주 취득 한도를 크게 풀어줌으로써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인 기업들은 단기적인 주가 부양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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