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톱스타 자살과 반도체 산업/양형욱기자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3 16:17

수정 2014.11.05 12:12



톱탤런트 최진실씨가 2일 스스로 비운의 삶에 마침표를 찍었다.

톱스타로 화려한 생활을 해오던 최씨의 갑작스러운 자살에 충격과 의문이 교차했다.

최씨는 지난 1988년 MBC 탤런트 특채로 연예계에 입문해 삼성전자 CF에 출연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그는 ‘국민 요정’으로 승승장구했다. ‘최진실’이란 이름 석자는 청소년의 우상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의 화려한 연예생활의 이면에는 매니저의 죽음, 화려한 결혼 후 이혼, 동료 연예인의 자살과 유언비어로 인한 상처 등 견디기 힘든 악재들도 함께 했다.


최씨의 자살엔 이런 일련의 악재들이 직·간접적으로 겹쳐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약일지 모르지만 최씨의 이런 자살까지의 인생역정을 바라면서 지난 1∼2년 사이 날개 없이 추락해온 우리 반도체산업이 오버랩되는 이유는 뭘까.

반도체는 한국경제를 부흥시킨 최고의 ‘산업 스타’였다. 지난 1992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64메가(M) D램을 개발한 이래 한국은 반도체시장을 제패하면서 수출의 일등공신으로 화려한 시절을 이끌었다.

이처럼 승승장구던 반도체산업이 지난해부터 최악의 가격 약세로 인해 맥을 못추고 있다.

올 들어 하이닉스는 적자에 허덕이고 세계 메모리 1위 기업인 삼성전자마저 점차 수익률이 떨어져 적자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이는 오랜 시간 인기를 누려온 톱스타가 순식간에 몰락하는 모습과 닮아 있다.

이런 이유에서 우리 반도체산업이 화려했던 스타에서 천덕꾸러기로 몰락하는 충격에 못이겨 ‘자멸’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우리 반도체산업은 해외 반도체 경쟁사의 강력한 견제와 국내 사업환경의 악화, 장기 가격약세 등 악재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반도체산업이 한마디로 우군 없이 사면초가에 빠진 느낌이다.
과거 잘 나갈 때 ‘산업의 쌀’로 찬사를 받던 반도체의 위상이 아니다. 문제는 정부와 재계도 당면한 반도체산업의 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데 있다.


이제라도 우리 반도체산업이 위기에서 벗어나 ‘한국경제’의 스타로 부활하도록 격려와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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