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市銀 중기대출 기피..바빠진 企銀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3 17:15

수정 2014.11.05 12:12



기업은행을 거래하던 중소기업들이 다시 기업은행을 찾아 기업은행이 고민에 빠졌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미국발 신용경색과 키코 손실 등으로 중소기업이 자금난을 겪자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거나 조건을 까다롭게 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1∼2년전만해도 외형경쟁 과정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중기를 유치했던 시중은행들이 최근 금융시장 불안과 신용경색이 가속화되자 중기대출과 관련한 위험(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따라 기업은행을 떠날때만해도 신용도가 좋았던 중기들이 이제는 신용상태가 나빠 과거와 같은 조건이나 대출금액을 빌려줄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기업은행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중기대출을 크게 자제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자산 확대 경쟁을 벌일 때는 월말이나 분기 말에 맞춰서 대출을 늘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미국발 신용경색사태 이후에는 이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의 지난 9월 중 중기 대출 증가액은 지난 8월 한달간의 1조2577억원과 거의 비슷하며 상반기의 월 평균 증가액 3조8000여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중기대출 확대를 자제하고 있는 것은 중기대출을 하게 되면 그와 관련한 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하는데다 현 시점에서의 중기대출이 이익이 나지 않으면서도 BIS비율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서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받아 대출을 신청하는 중기들의 여신취급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시중은행의 중기대출이 엄격해지면서 기업은행에 대출상담을 문의하는 중기들이 크게 늘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중기대출을 보수적으로 접근하다보니까 지난달에 대출과 관련한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서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중기대출에 있어서 기업은행의 역할론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리스크가 커지긴 했지만 과거기준과 동일한 대출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성장가능성이 있는 업체와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업체, 워크아웃 업체 등을 구분해 자금지원을 하고 만기연장을 해주거나 금리인하를 통해 이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기업은행 자체 워크아웃을 하고 있는 중기를 위한 펀드를 조성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기업은행 자금담당 관계자는 “대출취급 행태지수 분석한다면 과거보다 많이 떨어져 리스크가 커졌지만 영업점에 중기대출 제한 등의 지침이 내려가지는 않았다”면서 “모든 중기에 대출을 할 수는 없지만 여력이 닿는 범위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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