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위기때 뜬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들의 역할이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쇼크가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기업 경영까지 흔들리면서 시장 ‘안전판’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오일쇼크, 금융실명제, 외환위기, 회사채 대란, 2000년대 초반 신용카드 대란 등이 발생했을 때도 이들 금융공기업이 두드러진 활동을 한 적이 있어 이번에 공적 및 정책기능을 담당할 것이란 데 힘이 실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신보와 기보는 각각 보증규모를 1조5000억원씩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보증을 받지 못해 신용경색에 놓인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원방안에는 연말까지 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회사채를 인수하는 프라이머미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도 포함됐다. 이 같은 조치들은 기업들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시중은행들이 외화유동성 경색을 겪으면서 국책은행인 산업·수출입은행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다.
경제가 안정됐을 때는 해외 채권 발행 등이 원활하지만 지금과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사실상 신용등급이 한국 정부와 동일하게 평가되는 이들 국책은행들의 외화조달능력이 한층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싼 금리에 보다 많은 달러자금을 차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기관간 크레디트라인(일종의 마이너스 대출)이 닫힌 후에도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꾸준히 달러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산은은 5억2000만달러 차입에 성공했을 정도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차입한 자금은 수출기업들의 환어음 매입 등과 은행들의 부족한 달러 유동성을 채워주기 위해서 공급된다. 최근 일부 시중은행들이 국책은행이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 차입금을 회수할 움직임을 보이자 ‘시중은행 발 10월 위기’가능성을 제기할 정도로 국책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과 신보, 기보가 뜬다는 것은 경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들 기관이 시장안전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 위기의 강도는 그만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규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