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금융시장 이제 걱정은 경기침체..美증시.유가 하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4 09:35

수정 2014.11.05 12:10

미국 하원이 3일(현지시간) 구제금융법을 통과시켰지만 뉴욕 증시가 하락하고 국제유가와 금값도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의 우려가 구제금융법 통과 여부에서 경기침체로 이동하고 있다.

구제금융법이 신용위기를 바로 풀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의 경제가 약화되면서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대한 걱정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공포에 이어 경기침체 공포가 새로운 난관으로 부상한 것이다.

◇ 구제금융법 통과에도 금융시장 불안 = 이날 미국 증시와 국제유가 금값은 경기침체 우려 속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보다 157.47포인트(1.50%) 하락한 10,325.38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9.33포인트(1.48%) 떨어진 1,947.39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5.05포인트(1.35%) 내린 1,099.23을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지난달 29일 하원의 법안 부결로 폭락했던 수준보다 밑으로 내려가며 2005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주요 지수가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번 주에 다우지수는 7.4%, 나스닥은 10.8%, S&P 500지수는 9.4% 내려 근래 들어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유가와 금값 등 원자재 가격도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9센트 내린 배럴당 93.88달러로 마감됐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64센트 하락한 배럴당 89.92 달러에 거래됐다.

NYMEX에서 이날 금 값은 온스당 833.20 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11.10 달러 하락했다.

이날 2년만기 미 국채 가격도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미국의 금리 인하 예상으로 상승했다.

이날 오후 3시53분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03%포인트 떨어진 1.58%를 기록,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가격은 올라갔다. 이로써 2년 만기 국채가격은 이번 주에 200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WTRG 이코노믹스의 제임스 윌리엄 애널리스트는 "분명하게 말하면, 구제 금융법안에는 다음 몇달 동안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안이 거의 없다"고 말해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의 하락을 막을 수 없을 것임을 우려했다.

금 값도 하락해 상품시장의 약세는 지속되고 있다.

NYMEX에서 이날 금 값은 온스당 833.20 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11.10 달러 하락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이날 오후 2시2분 현재 유로당 1.3853달러로 전날의 1.3819달러에 비해 가치가 떨어졌다.

◇ 커지는 경기침체 공포..美 금리 인하 예상 = 이날 구제금융법 통과에도 증시와 유가 등이 하락한 것은 그동안 구제금융법 처리 여부에 이목을 집중했던 시장이 이제는 경기침체 걱정으로 시선이 돌아간데 따른 것이다.

금융구제안 통과 전만 해도 300포인트 가량의 상승세를 보였던 다우지수가 통과 직후 하락세로 돌아서고 유가도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마감한 것도 이런 시장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

파트너리어셋매니지먼트의 존 데이비슨 회장은 마켓워치에 "하나의 장애물을 넘으면 다음 장애물을 보게 되는데 미국 경제의 약화가 바로 다음 장애물"이라면서 "미 경제가 침체를 과연 피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경기침체 우려가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에서 일자리가 15만9천개 감소, 2003년 3월 이후 최대의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9월의 실업률은 6.1%로 전월과 같았지만 구직활동을 단념한 노동자를 포함한 실업률은 10.7%에서 11%로 높아져 1994년 4월 이후 14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일자리 감소 규모는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10만명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제조업 경기나 소비가 악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경기지표 가운데 핵심인 노동지표가 이처럼 나빠지면서 미국이 심각한 경기침체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는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일자리는 9개월 연속 감소해 올해 들어 사라진 일자리가 모두 76만개에 달했다.

신용위기 속에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미국 기업들의 파산도 급증하고 있다.

주피터 이소스가 집계한 법원전자기록 데이터에 따르면 9월에 파산신청을 한 미 기업수는 5천813개에 달해 1년전보다 67%나 늘어났다. 기업과 개인을 합친 파산신청은 9만6천49건으로 42% 증가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파산신청은 79만9531건으로 32%나 늘어났다.

미국 상무부가 전날 발표한 공장주문이 지난 8월 전월 대비 4% 떨어지며 2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이고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1일 발표한 제조업 지수는 9월에 43.5로 전달의 49.1에서 크게 떨어져 9.11 테러 후 월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는 등 제조업 경기도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소비도 위축돼 지난달 자동차 판매는 96만5천대로 15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자금시장 경색도 여전히 이날 3개월짜리 달러를 빌리는 런던 은행간 금리(리보)는 이날 4.33%로 전날의 4.21%보다 0.12%포인트 올라 5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3개월짜리 리보는 1월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이번 구제금융법 통과 이후 후속 조치를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모하메드 엘 에리안 CEO는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킨 만큼 이제 일련의 또 다른 정책적 발표와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 유력한 조치중 하나가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