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가슴이 따뜻한 남자 앤·서·니·김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5 18:49

수정 2014.11.05 12:07


【천안=정대균기자】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의 닉네임은 ‘라이언’이다. 플레이 스타일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매우 흡사해서다. 하지만 앤서니 김은 그 못지않게 가슴이 따뜻한 청년이기도 하다. 이번 코오롱-하나은행 제51회 한국오픈에 출전한 그는 3라운드까지 매 라운드를 마친 뒤 매일 수백명에 이르는 팬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사인을 해 주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는 팬들의 사진 촬영을 위해 스톱 모션으로 스윙을 하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어린이 팬에게는 기념 사진 모델을 자원하기도 했다.
아버지 김성중씨(67)는 앤서니가 어린이를 유난히 좋아해서라고 말한다.

그것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설령 경기 중일지라도 어린이 팬이 사인을 부탁하면 기꺼이 응해주었다. 그 중에서도 장애를 겪고 있는 어린이를 만나면 볼은 물론 심지어 쓰고 있는 모자까지 벗어 사인을 해서 선물하곤 했다. 라이더컵 때는 그런 행동으로 포섬, 포볼 페어였던 필 미켈슨(미국)으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했다. 그만큼 마음이 순수하고 따뜻하다는 방증이다. 아버지 김씨는 주니어 시절부터 ‘정직해라, 성실해라’고 귀가 따갑도록 가르친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말한다.

올 시즌 앤서니는 두 차례나 자신의 볼에 갤러리가 맞는 불상사가 있었다. 플레이오프 시리즈 마지막 대회였던 투어챔피언십 2라운드 때는 앤서니가 친 볼에 맞은 한 여성 갤러리의 머리가 찢어져 병원으로 후송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앤서니는 볼에 맞은 갤러리에게 득달같이 달려가 위로한 뒤 경기를 끝내고 직접 전화를 걸어 상태를 파악했고 이번 모국 방문에서도 잊지 않고 전화를 걸었다.

1, 2라운드 때 동반 플레이를 펼쳤던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민휘(16·신성고1)에게는 어깨를 두드려 주며 “열심히 해서 다음에 미국에서 꼭 만나자”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아버지 김성중씨는 3, 4라운드서 함께 라운드를 펼친 배상문(22·캘러웨이)이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한다는 얘기를 듣고 “아마도 배상문이 미국에 오면 토니(앤서니 김의 애칭)가 어떤 형태로든 도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앤서니 김은 6일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CC에서 열리는 자선골프대회에 출전해 또 한 번의 선행을 펼치게 된다.
KLPGA투어의 김하늘(20·코오롱 엘로드), 서희경(22)이 동반 출전하는 이 대회 총상금 3600만원은 어린이 장학금으로 전액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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