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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심상찮다” 금리 인하론 솔솔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5 21:15

수정 2014.11.05 12:06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신용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선회해 기준금리를 내릴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져 경기방어를 위해 선제적인 금리인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9일 개최되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 방향을 어떻게 결정할지 주목받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8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대 등으로 인한 물가불안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현재 5.25%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인하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현 수준 유지는 소비자물가가 지난 7월 5.9%로 고점을 찍은 후 8월 5.6%, 9월 5.1%로 하락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한은 중장기 물가목표치 상단인 3.5%를 훨씬 웃돌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한은이 최근 조사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4.4%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4%에 달할 것이란 의미로, 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이란 예상을 낳게 하는 수치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세이긴 하지만 환율불안이 계속돼 물가가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황태연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내수, 수출 모두 좋지 않아 인하 가능성이 나올 수 있다”며 “하지만 통화당국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언급하고 있어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하시기는 내년 1·4분기 정도로 예상했다.

황 연구원은 경기방어를 위해서는 금리인하가 아닌 증권사·중소기업 등에 대해 선별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식을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실제 한은은 환율급등, 내수부진 등으로 흑자도산 우려가 커지는 중소기업 등에 대해서는 은행을 통해 총액한도대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전격적인 금리인하 가능성도 있다. 미국발 금융쇼크가 ‘금융’에서 ‘실물’로 전이되고 있고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타격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선제적으로 경기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태 총재 역시 과거에 비해 경기변화에 대해 무게중심을 두는 듯한 입장이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은이 경기둔화에 대한 경계 수위를 한 단계 더 올렸다고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또 정부가 총액한도대출 확대를 요구해 한은으로부터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낸 만큼 경기에 대한 우려가 함께 전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 내부에서 현 금리 수준이 충분히 경기방어적이라는 인식이 많다”며 “하지만 ‘혹시나’ 했던 경기흐름이 ‘역시나’로 결론이 날 정도로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인식 또한 많다”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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