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실물경제로 옮겨붙은 불길..1200선까지 떨어질수도”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5 21:15

수정 2014.11.05 12:06



예상치 못한 대내외 돌발 변수와 악재로 인해 한국 증시는 여전히 안개 속을 걷고 있다.

미국발 ‘금융 쓰나미’와 환율 변수 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금융에서 시작된 불길은 실물경제로 옮겨붙고 있어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5일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한국 증시에 대해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시스템 붕괴 공포가 커질수록 강력한 대안 모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4·4분기 한국 증시는 글로벌 경기부양 및 증시안정 정책 공조화 등으로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의 일시적인 반등장세)’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 매수세 유입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 지속

센터장들이 예상하는 연내 코스피지수는 1200∼1750선으로 밴드 폭이 넓었다.

현대증권 서용원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신뢰도의 급격한 하락 전망, 신용경색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 동반 침체 가능성 증가, 한국 금융시장 유동성 경색 심화에 따른 부작용 발생 가능성 등을 들어 저점을 1200선까지 낮췄다.

대우증권 홍석국 센터장도 전저점이 붕괴될 경우 합리적으로 예상할 지지선이 없다는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지만 역사적인 밸류에이션의 저점 위치, 국민연금의 안전판 역할, 외환시장 안정세로 인한 외국인 복귀 등으로 연말까지 1700선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삼성증권 김학주 센터장은 미국 금융위기가 해소될 경우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져 코스피지수가 220포인트가량 상승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소비 위축에 따른 공포가 남아 있어 안도랠리가 커질수록 차익실현이 바람직하다”며 “지나친 절망도 버려야 하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는 생각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실물경기 침체로 전이

가장 큰 문제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9월 미국 ISM제조업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7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고용지수 전망도 밝지 않아 실물경제 둔화에 대한 염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며 외화 유동성 부족과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서명석 센터장은 “미국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 거시 펀더멘털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며 “이는 국내 수출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신영증권 조용준 센터장은 “미국 역경매를 통한 유동성 순환 여부, 글로벌 공조 가시화, 신용 스프레드 축소 여부 등을 앞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이 아닌 ‘기업을 산다’는 투자마인드

센터장들은 안도랠리가 지속되더라도 공격적인 투자방식은 자제하고 대형주 위주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대외변수 불안에 과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주식을 산다는 마음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센터장은 “주식과 펀드 모두 현재 손실이 크고 투자심리가 불안정하지만 바닥권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융위기 진정, 4·4분기 무역수지 개선에 따른 환율안정, 정부의 재정 금융정책 효과 등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 현 시점에서는 매도보다는 보유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박 센터장은 글로벌 실물경제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1∼2분기 지연될 것으로 보이고 4·4분기 정부정책 등에 의한 내수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민감재, 필수소비재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치고 있는 상황이며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지 않아 장기적으로 대형주 위주의 접근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과 실물경제 침체 또한 장기화될 수 있어 직립식 형태의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센터장은 “조정국면 지속에 따라 현금을 갖고 기다리는 방어적 자세를 유지하고 주식 포트폴리오를 통신·유틸리티 등 경기방어주 위주로 전환하라”고 설명했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