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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키코’에 中企 5천억 손실

최진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5 21:16

수정 2014.11.05 12:06



수출보험공사의 환헤지 상품인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의 손실액이 지난 2001년부터 올해 8월까지 50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변동보험’은 수출 거래와 수출용 원자재 수입 거래에서 발생되는 환율 변동에 따라 입게 되는 손실을 담보하는 상품으로 중소 수출 기업의 중요한 환 리스크 관리 수단이다.

5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배은희 의원이 수출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의 손실금액이 4783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 2006년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환변동보험의 위험지수’가 7배 이상 높아졌음에도 지난해 대기업의 환변동보험 가입은 전년 대비 12% 줄었지만 중소기업은 오히려 27% 늘었다.

배 의원은 “수출보험공사에서는 ‘키코’와 유사한 상품으로 ‘환변동보험’을 2000년부터 판매하고 있었다”면서 “정부가 위험관리체계만 갖고 있었어도 중소기업의 피해는 줄일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수출보험공사는 또 환변동보험이 위험 회피 상품으로 안정성을 목표로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가입 한도액을 기업의 전년도 수출액 전액까지 가능케 해 ‘투기용 상품’의 성격을 띠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보험공사는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키코’ 등 환헤지 상품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가시화된 지난 7월에야 가입한도액을 수출실적의 최대 80%로 낮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수출보험공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은 환위험관리 전문인력 및 지식이 부족하다”면서 “환율 하락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해 환율 하락에 대비한 상품을 중소기업에 집중 판매할 것을 시사했다.
그 결과 지난해 중소기업의 환변동보험 가입이 27%나 늘어났다.

이에 대해 수출보험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에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경제연구소의 발표가 이어졌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은 900원대의 환율을 보장받아야지 수출할 여지가 있었다고 판단해 보험에 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소기업들이 같은 기간 보험금으로 5048억원을 찾아갔기 때문에 도움이 된 측면도 있다"면서 "이번주부터 신용보증 및 상환기간 유예조치 등이 이뤄지면 중소기업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jschoi@fnnews.com 최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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