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화성 동탄..2기신도시 ‘애물단지’?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5 09:37

수정 2014.11.05 12:09



서울 도심을 비롯해 외곽지역 그린벨트를 풀어 수도권에만 300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된 이후 수도권 주변 신도시 집값이 급락하고 있다. 특히 서울 중심에서 40㎞ 밖에 위치한 화성 동탄신도시 등 2기 신도시의 집값이 약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주택 신규 수요가 서울 도심 및 인근으로만 집중되면서 2기 신도시 하락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MB정부가 서울 도심 재개발 규제완화를 본격화하고 인근 그린벨트를 풀어 대규모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2기 신도시 집값 낙폭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 조사에서도 이달 첫째주(9월 26일∼10월 2일) 수도권 전체 신도시 집값 변동률은 -0.22%를 기록했다. 특히 올 들어 한 번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던 소형이 -0.02%를 기록, 하락세로 전환됐다.


■그린벨트 풀어 주택 공급, 2기 신도시 집값 직격탄

신도시의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다른 신도시에 비해 입주가 양호한 판교신도시가 속한 성남시 아파트조차 지난주 -0.28%로 주저앉았다. 2기 신도시 중 분양이 본격화하고 있는 동탄신도시의 경우 집값 하락은 더욱 가파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동탄신도시 집값은 0.98% 하락했다. 올해 들어 10월 3일 현재까지 -2.85%나 주저앉았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수도권 외곽신도시의 인기가 점점 더 추락하고 있다”면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직주근접형 주택이 아닌 원거리 주거단지의 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2기 신도시발 부동산가격 폭락’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른바 ‘2기 신도시 물량 대량 공급―분양 및 입주율 저조―집값 하락―인근 1기 신도시 지역의 집값 하락―서울 지역 집값 하락’ 시나리오다.

김광수경제연구소 선대인 부소장은 “수도권 2기 신도시 집값은 투자가치로서 매력을 잃는 순간 단기간에 폭락할 수 있다”면서 “이는 기존 신도시와 서울 집값까지 물귀신처럼 나락에 빠뜨릴 것”이라고 예견했다.

■2기 신도시 주택 공급 조절론 부각

2기 신도시발 부동산가격 하락 전망은 일부 전문가만의 의견이 아니다. 지금도 경기·인천 지역에 미분양물량이 수두룩하고 불 꺼진 미입주 단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2010년까지 2기 신도시에서만 30만가구가 집중 분양되고 앞으로 50만가구 이상이 분양되면 전체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지금 정부가 세운 수도권 주택 공급계획은 인구가 수도권으로 계속 밀려들어오고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가정하고 세운 것”이라면서 “하지만 경기가 침체될수록 수도권 인구 유입은 줄어들고 주택 수요가 줄어드는데 너무 무리한 공급계획을 세웠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2기 신도시 중 너무 원거리로 잡아 놓은 것들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건국대학교 조주현 교수(부동산·도시연구원장)도 “2기 신도시 공급이 대부분 2012년 전후에 집중돼 있고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주택 공급도 비슷한 시기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신도시 공급시기를 늦추는 등으로 연도별 주택 공급 타이밍을 조절하지 않으면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전영수 연구교수는 “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의 다마신도시의 부동산 값이 급락했던 시점이 고이즈미 정권이 들어서고 수도권 도심 재개발, 공장 신설 허용 등을 적극 추진하면서부터”라면서 “현재 노인들만이 거주하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다마신도시의 사례를 국내에서는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일대 이재국 교수는 “2기 신도시를 성공시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체계적인 수요 파악이 필요하다”면서 “서울 도심, 그린벨트 지역 등의 공급계획을 고려한 상태에서 공급시기를 조절하고 산업기반 조성계획도 보다 현실감 있게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