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냄새 물씬 풍기는 고향의 추억..박돈 개인전
향토적인 색책가 짙은 여든살의 실향민 작가 박돈이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02-549-3112)에서 3년 만의 개인전을 갖는다. 황해도 장연 출신의 박 화백은 해주예술학교 미술과를 졸업한 후 60년 동안 왕성한 창작활동을 통해 서양화가이면서도 토속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한국적 정서를 잘 표현해왔다는 평가다.
그는 “화장품 냄새와 향수 냄새가 나는 그림은 싫다”면서 유화의 광택을 철저하게 지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올록볼록한 바탕 위로 물감을 덧칠해 광택을 사라지게 한 뒤 실향민 작가로서 고향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전해준다.
박 화백의 그림 속에는 해와 달을 대신해 토기나 도자기가 자주 등장한다. 그의 유일한 취미인 도자기 수집의 영향 때문이겠지만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게 만드는 달항아리가 너무나 좋아서다. 말을 탄 소년이나 머리에 화환을 두른 한복저고리 차림의 소녀는 추억의 말을 타고 고향을 향해 달리는 박 화백 자신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고향인 장산곶 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몽근포해수욕장, 멀리 백령도의 산봉우리, 그리고 젊은 시절 첫사랑의 소녀와 화백 자신이 피리를 불고 말을 타거나 머리에 화환을 쓴 채 어디론가를 바라보고 있는 작품 18점이 내걸린다.
화단에서 할 말은 하고 사는 작가로 불리는 ‘센 성격’의 박돈 화백. 97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불황기에 얻은 화병으로 사시사철 부채를 들고 다니며 냉수를 찾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아직도 20대 청년의 열정이 부럽지 않다며 자신만의 색깔을 완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작업에 임한다.
/[email protected] 노정용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