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면세점 고가명품 “아,옛날이여”

고은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6 18:02

수정 2014.11.05 12:00



고환율과 경기침체로 면세점 베스트셀러 품목이 고가에서 중저가로 바뀌고 있다. 반면 고가 명품 구매의 경우 환율변동분 반영이 늦는 데다 할인까지 받을 수 있는 백화점 세일에 몰리고 있다.

■면세점 고가 명품 판매 주춤, 중저가 강세

롯데백화점 면세점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매출기준 베스트셀러 품목을 집계한 결과 톱10 상품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역신장했다.

지난해 톱10에 이름을 올렸던 루이뷔통의 가방류는 올 들어 순위가 대거 하락했고 카르티에 등 명품시계는 아예 순위에서 빠지는 등 고가명품 매출이 부진했다. 반면 1위는 일본 화장품브랜드 SKⅡ가 차지하는 등 중저가 화장품이 상위에 대거 올랐다.

지난해 7∼9월 부동의 1위였던 루이뷔통 ‘스피디 30’(650달러·77만4280원, 6일 면세점 환율기준)의 경우 올 들어 30% 이상 매출이 하락하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지난해 3위였던 138달러(16만4385원)짜리 SKⅡ의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가 1위로 올라섰다.

또 지난해 4∼6위를 차지했던 1590달러(189만4008원)짜리 루이뷔통 ‘프리실라 멀티코 누아르’와 1560달러(185만8272원) ‘맨하튼 PM’, 2090달러(248만9608원) ‘스피디 30 멀티컬러’는 올해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반면 775달러(92만3180원) 루이뷔통 ‘배티놀즈 호리즌탈’이 4위, 650달러(77만4280원) ‘스피디 30 다미에르’가 8위에 올랐고 1180달러(140만5616원)짜리 ‘모노그램 갈리에라’가 10위에 턱걸이했다. 동일한 루이뷔통 브랜드라도 가격대가 낮은 제품이 잘 팔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7위였던 에스티로더의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화이트닝 리커버리 컴플렉스’는 5위로 뛰었고 지난해 순위 안에 들지 못했던 SKⅡ의 ‘화이트닝 소스 덤디피티션’과 에스티로더의 ‘아이디얼리스트 포어 미니마이징 스킨 리프레셔’ 제품이 6∼7위에 올라 중상위에 랭크됐다.

롯데면세점 측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고가 명품보다는 화장품 같은 중저가 면세품이 면세점에서는 인기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고가 명품 백화점 구매 선호

고가 명품의 경우 환율상승으로 면세점과 백화점 간의 가격차이가 줄어 면세점에서의 구매 메리트가 많이 사라졌다. 따라서 고가 명품 구매가 백화점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백화점 세일기간을 이용하면 면세점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가을 초반 세일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명품이 45%나 신장했다. 롯데백화점 이원준 상품본부장은 “크로노다임 등 고가 시계가 고신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루이뷔통 핸드백과 구치 지갑 등 단가가 높으면서도 인지도가 높은 상품 위주로 잘 팔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가을 세일 일평균 실적이 지난해보다 11.5% 신장했다. 명품이 40%로 가장 많이 신장했고 화장품 33%, 잡화류 20.5% 순이었다.
강구필 명품바이어는 “특히 루이뷔통과 사넬, 에르메스, 구치 등 이른바 고가 메이저 브랜드들의 신장률이 높아 명품매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세일 일평균 25.6%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명품이 35.1%, 여성캐주얼 36.9% 등으로 매출신장을 주도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명품이 27% 신장하는 등 전 품목에 걸쳐 20% 이상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면서 3일부터 5일까지 일평균 매출은 26% 신장했다.

/scoopkoh@fnnews.com 고은경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