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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한우마을 ‘한우 1등급 고집’ 수도권 명소로

유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6 19:04

수정 2014.11.05 11:59



【파주=유현희기자】 지난 4일, 시원하게 뻗은 자유로를 한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작은 마을 파주시 적성면. 조용한 이 마을이 최근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읍내의 좁은 2차선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자유로에서 37번 국도로 접어드는 도로는 도심의 출퇴근길을 연상시킬 정도다.

적성면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에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한우마을이 있다. 바로 임진강한우마을이다.

올해 4월 문을 연 이곳은 개장 이래 65만명 이상이 다녀간 수도권 유일의 ‘한우 명소’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멜라민 파동이 호재

미국산 소고기 수입 이후 임진강한우마을은 방문고객이 크게 늘었다.
한우 모둠구이(등심, 안심, 채끝, 차돌 등) 225g이 1만원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추석을 앞둔 주말에는 2만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한우등급 역시 1등급 이상만 고수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멜라민 파동으로 아이들 간식거리가 불안한 젊은 주부들의 방문이 많은 편이다.

임진강한우마을 김동찬 차장의 안내로 돌아본 적성면 일대는 경기침체로 위기를 겪는 여느 중소도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길가에 돗자리를 펴고 채소를 파는 할머니도 “저거 생기고 시끄러워 죽겠다”면서도 “그래도 도시에서 온 사람들이 채소까지 사주니 나야 좋지”라고 너스레를 떤다.

인근의 다른 상점도 마찬가지다. 저녁 8시만 넘으면 암흑으로 뒤덮였던 주변 상권은 한우마을이 문을 닫는 오후 11시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임진강한우마을은 소고기를 구입할 수 있는 정육센터와 정육센터에서 구입한 소고기를 구워먹는 구이매장으로 나뉜다. 구이매장은 신선한 야채와 쌈장, 밑반찬과 고기를 구울 수 있는 불판 등을 1인당 3000원에 제공한다. 초등학생 이하는 상차림 비용이 2000원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한우버전쯤으로 이해하면 소비자들의 이해가 쉽겠다.

임진강한우마을은 3개의 정육센터와 7개의 구이매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주중에는 1000∼2000명이 방문하고 주말에는 1만∼2만명이 몰린다. 적성면 일대의 인구가 8000명임을 감안할 때 주말에는 마을 인구의 2배 이상의 인파가 몰릴 때도 많다. 이처럼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임진강한우마을은 최근 네 번째 정육센터 오픈을 준비 중이며 구이매장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 한우 ‘1000원 경매’도 인기

임진강한우마을은 한우만 저렴하게 파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이벤트도 개최하고 있다. 1000원 경매와 가위바위보 게임이 대표적인 이벤트다.

1000원 경매는 1등급 등심 1㎏(6만원), 안심 1㎏(5만 7000원), 꼬리세트 3.3㎏(5만8800원), 사골 2㎏(3만8800원) 등 4가지 품목을 1000원부터 경매에 들어가 최고가를 부른 고객에게 낙찰되는 행사로 한우를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방문객 사이에 벌써부터 입소문이 났다.

가위바위보 게임은 경매 진행자와 정육센터 방문고객이 1대 다수의 가위바위보를 한 뒤 경매 진행자를 이긴 고객에게 1000원에 떡갈비 600g을 제공하는 것으로 1만5000원 상당의 떨갈비를 15분의 1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1000원 경매와 가위바위보 게임은 연휴와 주말에만 진행된다.

임진강한우마을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인근 펜션이나 숙박시설, 관광지 등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적성면 인근의 감악산산촌체험마을이나 쇠꼴마을 등은 임진강한우마을 오픈 이후 가족단위의 고객 방문이 늘어났다고.

최근에는 파주 일대의 아쿠아랜드, 감악산 계곡, 쇠꼴마을, 헤이리 예술마을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의 출시도 준비 중이다.

마을을 안내한 김동찬 차장은 “임진강한우마을을 찾는 고객들이 한우를 먹고 구입하기 위해 한 시간 이상 달려오는 수고에 보답하고자 주변의 관광지와 연계해 입과 눈이 모두 들겁게 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임진강한우마을을 찾은 박모씨의 가족은 “아이들에게 자연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한우도 먹고 자연학습도 할 수 있는 파주를 찾게 됐다”며 “한우마을에 오니 저렴한 가격 때문에 아이들보다 아내가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진강한우마을은 방문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 7월 홈페이지 오픈과 함께 쇼핑몰 운영에 돌입했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기자

■사진설명=임진강한우마을 정육센터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한우를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수도권 '한우 명가'로 변신했다.
구입한 한우를 계산하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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