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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뒤 더 무서운 불황..기업,피가 마른다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6 21:40

수정 2014.11.05 11:58



원·달러 환율이 1300원 돌파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기업들의 경영환경도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 환율급등까지 겹치면서 수입 원자재값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는 물가상승에 따른 내수위축을 불러올 뿐 아니라 경기 침체 속 제품값 인상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3·4분기 실적 발표에 임박한 기업들이 실적 악화 우려에 빠졌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들이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어 환율 급등에 대한 부담이 커져 전전긍긍하고 있다. 철스크랩을 원자재로 사용하고 있는 제강사들은 국제 철스크랩 가격 하락,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재고 증가로 매기가 뚝 떨어진 데다 환율급등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철광석, 유연탄 등 원료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포스코는 환율 급등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료 수입 대금으로 지불하는 환율정책을 쓰고 있다.

반면 철강업계는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수입제품의 반입이 사실상 중단되어 그나마 환율 피해를 상쇄하는 도움이 되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판매가 뚝 떨어진 데다 환율 급등으로 수입원자재 부담이 커져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는 단기적으로 환율급등으로 인한 수익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환율 급등이 장기화될 경우 원재료 수입 가격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전자업계는 장기적으론 금융 불안으로 반도체와 TV, 휴대폰, 가전 등 주요 수출 제품들의 매출 하락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내년 경영계획을 수정하는 등의 대책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또 원가경쟁력, 비용절감 등 사업경쟁력 강화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LG전자도 널뛰기 환율을 극복하기 위한 경영전략 마련에 전력을 쏟기 시작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산업에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지만 자칫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정유업계는 환율급등으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올 들어 대규모 투자에 돌입한 정유업체들은 환율 급등 탓에 외화부채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좌불안석이다. 또한 원유를 100% 수입해야 하는 탓에 막대한 외화평가손과 함께 급증하는 원가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환헤지를 하지 않은 수입결제대금과 외화부채를 감안하면 통상 환율이 10원 오를 때 SK에너지는 310억원, GS칼텍스는 200억원,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도 각각 150억원 정도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체 모두 올 3·4분기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도 마찬가지다. 주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2∼3년새 두 배가량 오른 데다 환율 폭등까지 겹치면서 원가 부담으로 경영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환율급등 이면에 숨어 있는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해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도 업계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산업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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