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북-미 분리검증안 의견 접근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7 16:55

수정 2014.11.05 11:54

북핵 6자 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지난 1∼3일 평양방문에서 미국과 북한이 북핵 검증을 위한 ‘분리검증안’에 의견의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7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 “힐 차관보의 방북은 검증 협의에 국한된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에 따르면 북한은 그동안 진행돼온 검증협의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지난 8월부터 핵시설 복원 조치를 강행하면서도 힐 차관보에게 평양으로 들어와 ‘한번 협상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고, 이번 협상에서 양측 모두가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한 결과 상당히 의견을 접근시킨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유연성을 발휘했느냐는 질문에 유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처럼 북한이 유연성을 발휘하게 된 것은 힐 차관보가 이른바 ‘분리검증안’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리검증안’은 북한이 중국에 제출한 정식 신고서에 담긴 영변 핵시설을 먼저검증한 뒤 북·미 간 비공개의사록에 담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및 핵확산 문제는 추후 검증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 장관은 “기본적으로 검증대상은 모든 핵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현 단계에선 북한이 (제출한) 신고서를 검증하는 것을 1차적으로 협의하는 중에 있다”고 말했다.

UEP 문제와 관련, 유 장관은 “그 문제도 다루지만 어떤 단계에, 어떻게 다루냐는 것은 기술적 문제”라고 답했다.

유 장관은 힐 차관보가 평양에서 협상한 내용을 7일 오전 상관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 보고했고 미국은 현재 이에 관한 정책적 판단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은 서울에 체류하고 있는 성 김 대북 특사를 통해 한국측과 긴밀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힐 차관보의 대북협의 결과와 관련, 유 장관은 “현재 한·미·일·중·러 등 다른 참가국들이 내부 검토를 하고 있으니 그 결과가 나오면 대외적으로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결국 힐 차관보가 협상한 내용에 대한 미국 수뇌부의 승인 결정이 내려져야 협상 결과가 공개되고 곧바로 후속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힐 차관보와의 협의에서 ‘분리검증안’에 합의했다면 어떤 형태로든 북한이 8월 이후 취해온 핵시설 재가동 위협조치는 중지되고 6자 프로세스가 복원될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내 일부 강경파 등이 나서 힐 차관보의 협상안을 비판할 가능성도 있다.

/sykim@fnnews.com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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