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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 외환 딜러룸..1분 눈 뗀사이 20원 폭등

안대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7 21:35

수정 2014.11.05 11:52



“오늘 같은 날은 오히려 한가합니다.”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조재성 애널리스트는 이날 원·달러 환율이 폭등한 외환시장을 보고 채념한 듯 “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지면서 오퍼(달러 매도)가 없어 아예 손을 놔버린 상태”라고 털어놨다. 조 애널리스트는 “이미 시장이 패닉상태로 가버린 상태라 외환 딜링룸 관계자들이 이전처럼 밥을 거르거나 화장실을 못갈 정도로 분초를 다투지는 않았다”고 전하며 “초반 급등으로 매매가 거의 끊겼다”고 밝혔다.

실제 7일 서울외환시장은 오전 9시 정각 장이 열리자마자 1분 40초 만에 80원 정도가 폭등하며 한 때 원·달러 환율이 1350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밤 사이 미국 증시가 폭락했다는 소식과 함께 역외 시장 원·달러 환율도 1310원대로 급등하며 미국발 신용위기가 기대 이상 장기화될 것이란 분위기가 외환시장 내 팽배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딜링룸 박광철 과장은 “오늘 장 초반 전일 종가대비 80원 가까이 급등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고 외환위기(IMF)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시장 자체가 불안정해 거래가 안일어나고 호가만 있다보니 작은 매수물량에도 환율이 급변동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장 초반 폭등에 곧 정부의 ‘역공’물량이 쏟아졌다. 오전 9시30분 당국 달러 매물로 추정되는 물량이 대거 쏟아져 이날 최저점인 원·달러 환율은 1320원을 기록했다.

이어 다시 시장의 달러 매수세력이 ‘맞불’을 놓으며 오전 10시 환율은 1338원으로 올렸고 이어 11시엔 1342원대 중반까지 올려놨다가 다시 낮 12시엔 1338원대로 내려갔다.

조 애널리스트는 “이날 단기 급등한 후로 일부 차익실현 달러 매도만 있을 뿐 달러 매수세와 당국의 개입에 따른 매도가 하루종일 ‘엎치락 뒤치락’했다”고 밝혔다.


실제 오후 1시쯤 1324원대 후반까지 다시 내려가 점심시간을 노린 정부의 달러매물 물량(도시락 폭탄)이 쏟아졌다는 추측이 이어졌고 이는 다시 오후 2시 1337원대로 올랐다가 3시 1328.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시장자체가 패닉상태이다 보니 은행의 거래가 뜸하고 일부 투기물량이나 정부부처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과장은 “은행들은 패닉상태에 빠진 시장 자체에서 포지션 커버만 할뿐 스펙거래(투기물량)가 많은 현 시장을 불신해 거래가 많이 줄었다”고 밝혔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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