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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도 좋지만..” 가구업계의 고민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7 21:41

수정 2014.11.05 11:52



정부에 납품하는 조달가구에 대한 환경기준 강화로 가구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가구업계는 일반가구까지 정부의 유도대로 이뤄질 경우 원가부담과 자재 확보의 어려움 등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은 최근 고시를 통해 조달품목인 학생용 책상·의자 상판의 원재료의 환경기준을 강화했다. 기표원은 10월 말 심의를 통해 개정안을 확정짓고 2010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고시는 기존 가구 업체들이 대부분 책상, 의자의 원재료인 파티클보드나 중밀도섬유합판의 등급을 E1에서 E0으로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기표원은 고시를 통해 실내공기질관리법 강화에 따른 포름알데히드 방산량 기준 강화를 고시 이유로 밝히고 있다.
E1등급은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1.5㎎/ℓ이하, E0 등급은 0.5㎎/ℓ 이하이다. 현재 대부분의 가구업체들은 가구 제조에 90% 이상 E1 등급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가구사들은 일단 친환경 자재 사용에 환영의 뜻을 보내지만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가구업계는 조달용 가구의 경우 정부에서 가격을 보존해주지만 일반가구는 원가상승에 대한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E0을 사용하면 현재 주로 사용하는 E1보다 가격면에서 10∼20% 정도 원가 부담이 높아진다"며 "국내에서 E0 등급의 원자재 구매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퍼시스는 구체적인 방안과 시기를 확정짓지는 않았지만 조달 품목뿐 아니라 모든 제품을 친환경 소재로 간다는 방침이다.

퍼시스는 일단 늘어나는 비용을 대량 생산이나 대량 구매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해 늘어난 원가부담을 상쇄시킨다는 입장이다. 한 예로 구매 측면에서 책·걸상만을 E0 등급 자재를 구매하는 것보다 다른 제품의 자재 역시 E0을 사용해 대량구매를 통해 가격을 보다 다운시키는 방법도 고려중이다.

퍼시스 관계자는 "이 경우 제품의 개발 방향이나 원자재값 변동 추이, 국내의 E0등급 물량 확보 수준을 지켜봐야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보루네오 역시 추가적인 부담이 있어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보루네오 관계자는 "E1에서 E0 등급의 원자재를 사용하면 10% 정도 원가 부담이 되지만 최근 소비자들이 친환경에 대한 욕구가 꾸준히 향상되면 일반 가구 역시 더욱더 강화된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리바트는 원가부담을 생산효율성으로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리바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하면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구업체들의 국내 E0급 보드 생산 부족에 대해 합판보드업계는 수요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생산을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재등급이 올라가는 만큼 자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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