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위기 실물전이 우려..한은 금리를 어떻게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7 23:04

수정 2014.11.05 11:50



외화유동성 문제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실물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고 지준율 인하 등을 통한 유동성의 추가 공급도 시급하다는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발 금융쇼크로 전세계가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융시스템 안정과 유동성 공급을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RBA)이 이날 기준금리를 1%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정례회의 날짜인 오는 29일 이전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물경기 둔화와 금융경색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외화유동성 문제로 금융위기 국면에 접어들면서 실물경제 또한 침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내릴 처방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고 지난달 금리를 동결했으며 9일 10월 정례회의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현재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우세한 가운데 최근 며칠 사이에 인하 분위기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발 금융쇼크가 실물로 전이되고 있고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 선제적인 경기 방어에 나서야 한다든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8월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고 무역적자는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등 경기 침체가 확연해지고 있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해외 중앙은행들이 역할을 강화하고 정책공조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달에 기준금리 인하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통화정책을 기존의 ‘중립’에서 ‘완화’로 선회하는 신호를 줄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듯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0.17%포인트 하락한 5.60%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같은 폭으로 떨어져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지 못하면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내놓을 여지도 있다.
기준금리인하는 환율 급등으로 물가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지준율 인하는 가능한 경우의 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일단 지준관리를 완화하는 방안은 검토될 수 있지만 지준율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은 한은이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더 안 좋아지고 있다”며 “한은이 쓸 수 있는 정책은 정부와 공조를 통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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