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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환율해명’ 왜 안먹힐까?

김용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7 23:04

수정 2014.11.05 11:50



정부가 현재 외환보유액 2397억달러는 글로벌 신용경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이라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이 달러화 수급난으로 이어져 결국 최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순식간에 폭락했다. 종가기준 지난 1일 1187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3일 연속(거래일 기준) 급등, 급기야 7일에는 1328.1원까지 상승했다. 단기간에 11.9% 상승한 것이다.

불안심리의 배경으로는 먼저 올 들어 누적되고 있는 경상수지 적자가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올 들어 8월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인 126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냈다.
또 9월에도 10억달러 수준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전체 경제규모에 비춰볼 때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외환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돼 왔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느끼는 불안감은 더욱 크다.

다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신용위험지표로 나타난 한국에 대한 평가가 문제다. 한국의 신용위험도 평가지표 중 하나인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일 국채 5년물 기준 1.84%로, 중국(0.85%), 칠레(1.10%), 태국(1.70%), 브라질(1.79%), 멕시코(1.46%), 말레이시아(1.70%)보다도 높다. 또 외국환평형기금채권 2014년물 가산금리는 3일 기준 2.73%였으며, 2013년물의 가산금리는 2.77%, 2016년물은 2.48%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외채규모에 대한 논란도 불안심리를 키웠다. 우리나라는 올 3·4분기중 순채무국으로 전환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9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 2397억달러 중 유동외채는 2223억달러(6월말 기준)로 외환보유액에서 유동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92.7%에 달했으며 조만간 100%를 넘게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투기 심리를 부채질해 보유 달러는 매도하지 않고 달러화 수요는 급증, 수급 균형 마저 무너졌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요소들은 일부 맞기도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상당한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예를 들어 일본은 외환보유액 9967억달러에 단기외채 1조2952억달러, 싱가포르는 외환보유액 1701억달러에 단기외채 3207억달러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단기외채보다 적지만 우리나라는 8월 말을 기준으로 외환보유액이 2432억달러로 단기외채 1765억달러보다 600억달러 이상 많다.


CDS프리미엄도 외국인들이 우리 국채를 많이 보유하는 만큼 위험에 대한 회피수요도 많아지기 때문에 CDS프리미엄이 말레이시아 등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두고 국가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문제가 되는 경상수지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이달부터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외환시장 불안감의 이유는 경상수지 적자, 달러 강세 기대심리,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달러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는 지나친 것으로 언젠가는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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