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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비행·견마 군사로봇 첫 기동작전 “필승”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7 09:17

수정 2014.11.05 11:57

【창원=정상균기자】 "두두두…." 날개 길이 1.2m의 국산 감시정찰 비행로봇이 자동 이륙하더니 순식간에 30m 상공까지 떠오른다. 이어 앞부분에 달린 센서로 공중에서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들이 지휘통제소로 속속 들어온다. 지휘통제소는 적이 출현한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바퀴가 6개 달린 로봇차량을 출동시킨다. 소형 차량만한 이 로봇은 스스로 달리면서 적들을 찾아 장착된 기관총으로 적을 제압한다. 이어 견마로봇 앞부분에서 지뢰탐지 로봇팔이 나와 지뢰탐지 임무에 들어간다. 경사지역도 6개의 바퀴를 활용,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게 자유롭다.
뒤이어 자율주행차량이 빠른 속도로 뒤따라 오면서 먼지를 날리며 360도 회전하는 주행기술을 자랑한다.

7일 국방과학연구소 경남 창원 기동시험장에선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군사로봇들의 첫 기동작전 시연회가 펼쳐졌다. 견마로봇 등 군사용 로봇들은 실전과 같은 상황에서 지휘통제차량에 의해 입체적인 기동 기술을 선보였다. 이 시연회는 국방과학연구소가 이틀간의 일정으로 이날 개막한 '제3회 군사용 로봇 워크숍' 행사의 일부다. 이날 삼성테크윈 조규남 상무, LIG넥스원 이상옥 전무, 육군본부 정대현 전투발전단장, KAIST 김상수 부총장, 원영준 지식경제부 로봇팀장 등 800여명의 로봇 관련기업, 민·군,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이번 '로봇워크숍'에는 견마로봇과 무인자율주행차량, 소형 지상로봇, 소형 공중로봇 등 4종의 군사로봇이 처음 공개됐다. 아울러 16개업체에서 27종의 국방관련 각종 로봇들이 전시됐다.

현대로템과 생산기술연구원이 공동 개발 중인 견마로봇 '진풍'은 산악지대가 많은 한국지형에 맞춰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수송 및 정찰로봇이다. 네 다리는 16개의 관절로 구성돼 있으며 60㎏의 짐을 수송할 수 있다. 이 로봇은 10초에 10.5m(1.5m/s)를 걷는데 이는 보통 병사가 걷는 속도다. 다리는 자동차의 파워핸들과 같은 유압구동 방식이어서 힘이 좋다. 로봇은 휴대용 원격제어기를 통해 움직이며 병사가 직접 조종한다. 현대로템은 로봇의 동력을 제공하는 동체부분 시스템을 개발했다. 가솔린과 전기동력을 함께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동력시스템이다. 현대로템 김영수 이사는 "군에서 수요가 있다면 양산할 계획을 갖고 개발 중"이라며 "앞으로는 연료전지로 움직이는 로봇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지능로봇연구소는 모터로 움직이는 다족형 감시경계 견마로봇을 공개했다. 강태훈 선임연구원은 "내년에는 뛸 수 있을 정도의 견마로봇 다리를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테크윈은 원격조종 무장시스템을 선보였다. 야간전투, 시가전 등이 벌어질 때 전투차량 안에서 표적을 정조준해 공격할 수 있는 로봇이다. 특징은 차체가 흔들리더라도 표적을 겨냥한 영상과 총구를 고정시키는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 또 360도 자유자재로 회전하는데 1초에 60도를 회전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다. 삼성테크윈 이강일 책임연구원은 "양산 준비단계에 있으며 국내에서 상용화하면 해외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전문기업 유진로봇도 한화와 함께 개발한 휴대용 소형 정찰로봇 'DT-6'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또 무인항공기 개발업체인 유콘시스템도 자율 이착륙이 가능한 무인 정찰 비행로봇을 선보였다.


국방과학기술연구소 박용운 박사는 "오는 2016년이면 경전투가 가능한 군사로봇들이 개발될 것"이라며 "앞으로 군사로봇이 민수분야로 기술이전돼 국가 경제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사진설명=7일 경남 창원 국방과학연구소 기동시험장에선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군사로봇들의 첫 기동작전 시연회가 펼쳐졌다.
이번 '로봇워크숍'에는 네 발로 걷는 견마로봇과 무인자율주행차량, 소형지상로봇, 소형공중로봇 등 4종의 군사로봇이 처음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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