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소비자 뒷전 다국적 기업/윤정남기자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7 15:02

수정 2014.11.05 11:55



"자사 제품에서 검출된 멜라민 수치는 국제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유럽연합(EU), 미국, 호주 등이 적용하고 있는 국제기준 허용치인 2.5ppm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땅콩스니커즈 펀사이즈' 및 '엠앤드엠즈 밀크'와 '킷캣 미니'에서 멜라민이 각각 검출된 한국마즈와 한국네슬레가 자사 홈페이지 팝업창에 띄운 글이다.

다국적 기업인 이들 양사의 반응은 소비자들에게 깊은 사과를 한 국내 제조업체들과는 대조적이다.

멜라민 사태와 관련해 롯데제과, 동서식품, 해태제과 등은 "소비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립니다. 자사 제품에서 멜라민 검출과 관련해 소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깊이 사죄드리며 신속히 해당 제품을 수거하겠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각오로 국민 여러분께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밝혔다.


토종기업의 진심어린 사과와 판이하게 다른 다국적 기업들의 이 같은 반응은 국내 소비자들의 분통을 사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한국네슬레나 한국마즈의 기업 문화다. 이들 양사는 소비자의 안전과 건강을 생각하는 것보다 먼저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양사는 한술 더 떠 검출량이 미미한 데도 한국 소비자들이 과민하게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멜라민 파문에 대해 한국네슬레와 한국마즈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일에는 순서가 있다. 일단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없는지 그리고 군색한 변명보다는 이를 수용하는 자세가 우선이 아닐까.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과 문화를 모르는 한국네슬레와 한국마즈 측의 이번 행동은 그동안 쌓아온 신뢰와 함께 향후 한국시장에서의 입지가 더욱 좁혀질 것은 자명하다.
이번 사태로 자사의 입장보다 소비자들을 먼저 생각하는 한층 더 성숙된 모습을 기대한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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